신창원 신드롬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당신은?

전남의대 정신과 / 전남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 정신건강클리닉
최 영


요 며칠 사이에 언론의 많은 지면이 최근 체포된 신창원에게 할애되고 있다. 가히 신창원 신드롬 혹은 신창원 증후군이라 이름 붙여도 될 만하다. 가까운 사람사이의 만남에서, 우연히 타게된 택시기사와의 대화에서 신창원에 대한 이야기가 쉽게 주제로 선택되는 것으로 보아서 이 명칭은 분명히 타당성이 있다. 우리는 이런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먼저 대리 만족의 심리다. 법이라는 굴레를 벗어나서 자유롭게 도덕과 규칙을 무시하고 살아가고 싶은 충동은 보통 사람들의 마음 한편에 자리잡고 있다. 우리 안에 자리잡고 있는 어기고 싶은, 벗어나고 싶은, 파괴하고 싶은 충동을 신창원이 어느 정도 만족시켜주었으니.... 신창원은 우리의 이드(id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욕구들이 자리잡고 있는 인간 마음의 구조)를 어느 정도 만족시켜 주었다. 그래서 잡혀서 서운해 하는 사람도 있단다. 우리는 지금까지 관객의 입장에서 안전하게 한편의 활극영화를 보았다. 홍길동전은 새로운 나라를 건설해서 떠나는 해피엔딩이었는데.... 이 영화의 결말은 그게 아니라서 미진해 하는 것인가?

분노와 상대적 박탈감이 또 하나의 원인이다. 가진 자, 핍박하는 자, 부패한 자 그리고 기득권을 가진 자들을 농락하고 혼내주는 홍길동, 일지매, 로빈후드 이야기나 영화를 우리는 즐거운 마음으로 평소에 읽고 보아왔다. 그리고 나서 통쾌한 마음을 느낀다. 어쩐지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시원한 마음 말이다. 신창원은 부패나 핍박에 대한 화, 그리고 졸부 따위의 가진 자를 보면서 느껴오던 "나는 가진 것이 없다"는 박탈감을 배설하는 통로를 제공해주었다.

언론도 한 몫을 했다. 사실 그는 홍길동, 일지매, 로빈후드로 대표되는 의적이 결코 아니다. 애매하게 갇혀서 그렇게 애절하게 자유를 갈망했던 빠삐용은 더욱 아니다. 살인강도요, 교도소를 탈옥한 죄인이며, 도둑, 인질범 그리고 심리적으로 약점을 가진 무고한 여성들을 농락하고 이용했던 파렴치범이다. 언론들이 앞다투어 신창원의 행적을 다루고 그의 일기를 상세하게 공개해서 마치 현대판 홍길동인양 과대 포장을 해버렸다. 물론 여기에는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냄비적 속성(쉽게 뜨거워지고 쉽게 식어버리는..)이 기여한 바 크다.

이런 종류의 신드롬은 그 사회가 가지고 있는 병리의 표현이다. 이 증후군이 다시 이땅에 나타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한국 사회의 병을 어떻게 치료해야 할 것인가? 당신의 의견은 어떤가? (1999.7.20. www.DrChoi.pe.kr 정신건강 토론방에 실었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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