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시민단체 및 언론에 보내는 공개질의서

전남의대 정신과 / 전남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 정신건강클리닉
최 영

2000년 6월 7일 쓰여진 것입니다


  저는 청소년에게 환각유발 목적으로 오남용 되고 있는 덱스트로메트로판이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된 것에 대해 2000년 5월 30일자로 신문사 및 시민단체 게시판을 통해 문제를 제기한 바가 있습니다. 의사협회 차원에서도 관련 내용이 성명서와 신문광고를 통해 제기 되었습니다.
  그런데, 6월 6일자 언론 지상에선 이런 주장이 허위라며 (자칭)시민단체에서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하였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이 주장과 기사가 잘못되었음을 공개적으로 널리 알리기 위해 이 글을 썼습니다.

-(자칭) 시민단체 및 언론에 보내는 공개질의서-

저는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 교수로서 소아청소년을 주로 진료하고 있는 의사임을 먼저 밝혀드립니다.

6월 6일자 대한민국의 여러 신문에는 다음과 같은 기사가 실렸습니다. 대표적인 몇개를 인용합니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기자= 의약분업에 반발, 대한의사협회가 오는 20일 집단폐업에 나서겠다고 밝혀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의협이 의사로서 당연히 알아야 할 기본적인 약품상식을 의심케하는 내용의 의견광고를 신문에 실어 빈축을 사고있다.
의협은 지난 3일자 주요 일간지에 게재한 신문광고에서 "`러미라'라는 기침약은 청소년이 환각목적으로 오남용, 심각한 사회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는데도 불구, 약국 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돼 있어 정부의 의약품분류가 얼마나 의학적 기준없이 분류돼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의협은 따라서 정부는 약국에서의 무절제한 약 판매를 막을 수 있도록 전문의약품 확대와 약화사고 책임소재 제도화 등의 적절한 제도적 조치를 취한 뒤에 의약분업을 실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의협이 약물오남용을 우려하며 일반의약품이라고 주장한 `러미라'는 덱스트로메트로판이라는 성분이 들어있어 다량으로 복용하면 환각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있는 것으로 6일 밝혀졌다.
의약분업 정착을 위한 시민운동본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의협이 국민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의사로서의 전문가적 지식을 갖추고 있는지 조차 의심케 하는 내용의 허위과장 광고를 통해 의약품에 대해 잘 모르는 시민을 현혹, 의약분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 2000/06/06 19:14) 시민단체, 醫協 '러미라 오남용'광고 허위과장 신고
경실련 참여연대 등 16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의약분업 정착을 위한 시민운동본부는 7일 대한의사협회를 허위과장광고 혐의로 공정위에 신고할 예정이다.
시민운동본부 이강원(李康源) 사무국장은 “의협이 3일자 신문광고를 통해 전문의약품인 러미라가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돼 오남용이 심각한 것처럼 광고해 의약분업에 대한 불신감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러미라는 본래 감기약이지만 덱스트로메트로판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어 다량 복용하면 환각작용을 일으키므로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있다. 특히 식약청은 얼마전 러미라 등 환각증세를 일으킬 수 있는 의약품을 오남용우려약품으로 지정, 약국에서 구입할 때 성명과 수량을 기재토록 한 바 있다.
시민단체들은 “전문가 집단인 의협에서 이런 광고가 나온 것은 의사들이 정확한 사태 분석 없이 의약분업에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해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시민운동본부는 2일 김재정(金在正) 의사협회 회장과 신상진(申相珍) 의권쟁취투쟁위원회 위원장을 허위과장광고 혐의로 공정위에 신고했었다.

기사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기 위해 몇가지를 인용합니다. 다음은 보건복지부의 5월 30일자 의약품 분류에 대한 의사협회가 제기한 의견입니다.

보건복지부 의약품 분류 결과 발표에 대한 의협의 입장
1.전반적으로 수용할 수 없는 분류 결과이다
1) 쟁점품목 272 성분에 대해 의료계가 분류원칙(① 미 FDA 기준의 분류 ②FDA 에 등재되어 있지 않은 품목은 원산지 품목허가 분류 ③ 함량·용량별 분류 불가)을 제시하여 선진국형 분류를 해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국민의식, 경제적 측면, 선진국의 의약분업 형태 및 체계가 상이하다는 등의 이유로 전혀 수용되지 않았다.
2) 복지부는 쟁점품목 272 성분분류를 5.27(토) 10시∼13시, 불과 3시간만에 최종안을 마련하였다고 한 바, 의료계가 전혀 배제된 상태에서 의약품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사람들로 구성된 자문회의의 결정은 받아 들일 수 없다.
보건경제학회, 보건사회학회, 보건행정학회 소속 교수, 분류위원장(비의료인)이 모여 복지부에서 준비된 자료에 대한 통과의례 과정으로 볼 수 밖에 없다
3) 특히 자료준비 제출자(이재현 사무관)는 이미 의료계에서 보사연 연구결과 마저 전문의약품을 일반의약품으로 표기하는 등 조작의혹을 받고 있어 의료계로부터 정식 교체 요구를 받아 온 약사로서 약사회 요구에 치우친 자료를 작성, 의료계 요구를 묵살하여 일방적으로 통과시켰다.
2.쟁점의약품은 의사들의 진단하에 사용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으므로 타협의 대상이 될 수없음에도 불구하고 33.6%가 일반으로 분류되어 수용할 수 없다.
3.쟁점 품목에 대한 재분류 결과에 대해 품목별로 이해할 수 없는 분류결정은 다음과 같다.
1) 부신피질 호르몬제재를 (...중략...)
2) 항히스타민제 염산세트리진은 (...중략...).
3)
기침약 브롬화수소산 덱스트로 메트로판 15㎎ 복합제제 기준은 일반으로 한다고 분류위원회에서 수정 결정하였다 하나, 그런 사실이 없으며 이 약은 로미러로 시판되는 환각작용 유발제로 청소년에게 심각한 사회문제를 유발하는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식약청 고시 약품이나 극소량 8㎎이하 함유 외에는 인정할 수 없는 품목인데도 확대 인정하였다.
4) 돔페리돈 및 멕소롱... (...중략...)
5) 부스코판등은... (...후략...) (2000.5.30 대한의사협회 의무이사)

다음은 시민단체 및 언론에서 문제 제기한 광고 중 해당 부분을 옮겨봅니다.

(광고= 6월 3일자 동아일보 사회면) 간단한 약이라고 말하는 약 중에는 [러미라]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는 기침약도 있습니다. 이 약은 청소년에게 환각을 유발할 목적으로 현재에도 오남용되고 있는 약으로 중독이나 습관성이 부탄가스나 본드에 못지 않아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약입니다.
오남용의 가능성이 높은 환각유발제가 약국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단적으로 정부의 의약품 분류가 얼마나 의학적 기준 없이 분류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사례입니다.

분명히 러미라가 아니라, 러미라로 대표되는 덱스트로메트로판 성분이 포함된 기침약 브롬화수소산 덱스트로 메트로판 15㎎ 복합제제가 일반약으로 분류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기사대로.... 이 환각 유발 성분인 덱스트로 메트로판이 과연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되지 않은 것일까요?

다음은 실제로 보건 복지부에서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있는 문제가 제기된 덱스트로 메트로판 성분이 포함된 약 성분과 이름입니다.

------ 복지부 분류자료 중 덱스트로메트로판 관련 부분 -----

브롬화수소산덱스트로메트로판(Dextromethrophan HBr) 15mg +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 200mg + 구아야콘설폰산칼륨 50mg + 말레인산클로프레니라민(Chorpheniraminemaleate) 2.5mg + 무수카페인 30mg +갈근탕엑스분말 50mg

브롬화수소산덱스트로메토르판(DextromethorphanHBr) 15mg + 디엘-염산메칠에페드린(Methylephedrine) 12.5mg +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 300mg + 구아이페네신(Guaifenesin) 30mg + 말레인산카비녹사민(Carbinoxamine Maleate) 2.5mg + 질산치아민(Thiamine Mononitrate) 8.33mg + 리보플라빈(Riboflavin) 4mg (...중략...)

* 해당 상품명: 갈감탕과립 / 캅토린에스과립 / 캅토린(에스)정 / 코타이레놀정 / 에치아민연질캅셀, 보령콤트렉스캅셀, 바이콜연질캅셀

복지부의 5월 30일자 분류에 따르면 실제로 청소년들에게 오남용이 되고 있는 덱스트로메트로판이 들어있는 약물은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있음이 명백합니다.

[러미라]는 덱스트로메트로판이라는 환각유발 성분이 포함된 약의 상품명입니다. 청소년에게 환각을 유발하는 것은 엄연히 덱스트로메트로판이라는 약의 성분입니다.

의사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러미라"가 일반의약품이다는 뜻이 아니라, 러미라로 일반인에게 알려진 환각 효과가 있는 덱스트로메트로판이라는 성분이 포함된 약물이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되었다는 것입니다. 기사는 러미라가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었으므로 마치 덱스트로메트로판 성분이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된 적이 없다는 식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분명히 잘못된 것입니다.

그런데, (자칭)시민단체와 일부 언론은 의사들의 뜻을 왜곡하고.... 거두절미한채 허위광고를 한 것 처럼 기사를 썼습니다.

그렇다면 다음 사항에 대해 공개적으로 질의합니다.

1.(자칭)시민단체의 주장과 언론 기사의 내용은 덱스트로메트로판이라는 환각성분이 있는 약물이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되지 않았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집니다. 보건복지부의 의약품 분류안에 분명히 덱스트로 메트로판이 포함된 약물이 일반약품으로 분류되어 있으므로, 이 기사를 허위라고 생각하는데.... 언론과 해당 (자칭)시민단체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2. 기자가 쓰는 기사는 정확성이 생명입니다. 해당 기자들은 보건복지부의 의약품 분류를 직접 확인하거나.... 주장을 제기한 의사협회의 견해를 문의하는 과정을 거쳤는지를 공개적으로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3. 또 기사는 객관성이 생명입니다. 해당 기사는 일반인으로 하여금 의사들의 의약분업과 관련된 주장을 불신하게 만드는데 일조를 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작성과정에 어떤 특정 집단을 옹호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를 공개적으로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4. 기사에는 전문성도 필요합니다. 일부 (자칭)시민단체에서 그런 주장을 한다면 전문가와 상의하거나 전문적인 자문을 구해서 기사를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문성이 결여된 기사 작성으로 일반 국민을 호도하고 현혹하여 혼란을 추가하는 결과가 초래된다면, 그 결과에 대해서는 언론은 어떤 책임을 질 것입니까?

5. (자칭)시민단체에게 묻습니다. 그렇습니다. 러미라는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5월 30일자 복지부의 분류안에 포함된 덱스트로메트로판 성분이 함유된 여러개의 일반의약품에 대한 귀 단체의 의견은 무엇입니까? 의협의 광고 문구에 대한 편집적이고 즉흥적이며 감정적인 귀 단체의 행동에 대한 질문이 아니라... 덱스트로메트로판이 환각유발 성분이 아니라는 뜻인지, 혹은 청소년에게 마구 판매되어도 좋다는 뜻인지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글이 지나치게 길어졌습니다. 빠르고 공개적인 답변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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