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제도를 되돌아보자!

최 영 www.DrChoi.pe.kr


이번 대입 수학능력 시험이 다음 주로 다가왔습니다. 이 무렵이면 수능 시험에 대하는 수험생의 자세는 어떻고,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하고... 음식은 어떻게... 따위의 전문가 인터뷰를 상투적으로 신문, 방송에서 앞다투어 다루게 됩니다. 저도 몇 번 해보았는데... 그냥 의례적인 것... 때가 되었으니 한번 짚어본다 정도였습니다. 조금은 씁쓸한 마음을 금할 길 없습니다.

얼마 전 인천의 어느 술집에서의 화재로 수많은 고등학생들이 사망했습니다. 그 소식을 접하고 혹자는 그 술집 주인을 욕하고, 그 주인과 결탁된 공무원들을 비난하고... 또는 자녀들이 그 시간에 술집에 있는 줄 모르는 부모를 탓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 사건을 접하면서 우리나라의 입시제도에 대한 생각이 문득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1. 과거 돌아보기..... 그리고 일부 사람은 모르는 슬픈 역사

60년대에는 초등학교(당시에는 물론 국민학교라고 했지요?) 학생들의 입시열풍이 심했습니다. 당시는 중학교를 시험을 거쳐서 가던 무렵이라 초등학교를 마치고 재수를 하는 일도 흔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일류 중학교에 가려고 말입니다.

그런데 70년대 초반에 여러가지 이유를 들어서 중학교는 무시험으로 진학하도록 제도가 바뀌었죠. 당시에 기억나는 이유는 초등학생들의 신체적 발육에 해롭다.... 치마바람이 어쩌고 저쩌고... 였답니다. 하지만 이 무렵에 당시의 대통령 아들이 중학교를 가는 시기와 비교적 일치했기에... 여러가지 뒷소리도 많았습니다. 당시에는 수동으로 동그란 통을 돌리면 은행알이 하나 빠져 나오는... 그리고 그 번호가 나중에 어떤 학교다...는 식으로 발표되는 다소는 원시적인... 그렇지만 당사자 입장에서는 그래도 무언가를 하는 방법이었습니다.

2-3년을 지나서는 다시 대도시에서는 고등학교를 무시험으로 진학하는 쪽으로 제도가 바뀌었습니다. 제도가 바뀐 이유는 역시 청소년들의 발육에 해가 된다... 였던 것으로 기억됩니다만... 서울에서 처음으로 무시험을 실시할 때는 역시 묘하게도 당시의 대통령 아들이 고등학교를 진학할 때와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습니다. 물론 1년 후에는 다른 대도시로도 확대가 되었고... 최근 몇년 사이에도 중소도시에서는 고등학교를 입학시험을 봐서 들어가고 있지만 점차 줄어드는 추세로... 즉 평준화를 해나가는 방향으로 제도가 정착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현재는 컴퓨터를 통해 배정하기 때문에 당사자는 아무런 역할도 못한다는 것... 그런 의미에서는 은행알을 굴리던 시절보다도 어쩌면 퇴보된 방법일 수도 있습니다.

2. 현재 우리가 다 알고 있는 사실... 자세히 말할 필요가 없는 것

어쨌거나 대학입시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주위에서 얻어들은 농담으로는 당시의 대통령 아들이 사관학교를 갔기에 망정이지 일반 대학을 갔었으면 대학도 은행알을 굴렸을 것이다.. 라는 극언도 있었답니다. 어쨌거나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대학 입시의 열풍이 온 나라를 휩쓸게 되었습니다.

물론 예비고사, 본고사, 대입수학능력 시험, 내신 등등 사소한 조건들이야 바뀌었지만, 초등학교 6학년 병이 중3병으로, 중3병이 고3병으로... 병명 만 자꾸 바뀌어서 계속되고 있는 것이지요.

3.  미래를 점쳐보자

요즈음 우리나라에서는 대학원 위주로 대학교가 재편되고 있습니다. BK21 등 교수에게조차 생소한 용어가 난무하면서... 대학원의 학생수를 늘리게 될 것으로 봅니다. 그리고 법과대학이나 의과대학이 법과대학원, 의과대학원으로 재편될 움직임도 있고 상당 부분은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다면... 이제는 일류대학교 진학이 아니라 일류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한 대4병이 심각해질 것이다...라고 말하면 지나친 억측일까요? 물론 취업난 때문에 현재도 대4병은 더이상 신조어가 아니지만 말입니다.

저는 이런 현상을 보면서 Moratorium이란 단어를 떠올리게 됩니다. 유예... 자꾸 뒤로 미루는 현상입니다. IMF가 되면서 빚을 못 갚겠으니 다음에 갚겠다고 미루는 이 단어가 언론을 통해 잘 알려졌습니다. 언제까지 미룰 것인지... 앞으로는 박사과정의 숫자를 늘릴 것인지... 그 몇년 뒤에는 소위 뽀닥(박사 후 과정의 은어) 숫자를 대폭 늘려서 그 때 경쟁을 시키게 될런지요?

4. 그래서....?

적당한 때에 경쟁을 하고, 경쟁의 결과에 따라서 자기가 가야할 길을 미리 정하는 것도 장점이 있습니다. 공부에는 뜻이 없는 학생들이 학교라는 감옥에 갇혀있는 현상, 공부하려는 아이들이 동료에게 "따"를 당하고... 기존의 학교에서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기존의 제도 안에서 수용하지 못하는 재능을 가진 아이들이 그 재능을 썩여 버리는 부조리한 행태...

그래서 모두 다 대학을 가라고 하고, 대학을 가지 못하면 인생의 패배자나 낙오자인 것처럼 아이들을 닥달하고 있는 이런 사회 현상.... 그런 것과 이번 인천의 사건과도 연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제 자꾸 경쟁을 연기할 것이 아니라 가능한 조기에 경쟁의 기회를 제공하고... 그 경쟁에서 탈락한 사람들에게도 다시 도전할 기회를... 그리고 자신의 다른 참 재능을 찾아서 꽃 피울 수 있는 장을 열어주어야 합니다. 국가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낭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최소한 고등학교 입학 만이라고 경쟁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언제까지나 미룰 수만은 없는 것이... 인생 아닐까요?

5. 가르쳐 주실래요?

마지막 말씀입니다. 이번에는 누가 대학원을 갈 나이가 되었는지....혹시... 아시는 분 계시나요? (1999/11/08 정신건강토론방에 올렸던 글의 내용을 일부 수정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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