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에 대한 단상

전남의대 정신과 / 전남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 정신건강클리닉
최 영

(1999.7.28. www.DrChoi.pe.kr 정신건강 토론방에 실었던 글입니다)


비아그라(Viagra) 열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지난 해에 우리는 수많은 뉴스를 들었습니다. 실제로 그 것을 사기위해 미국까지 건너간 사람도 있었다고 하고, 밀수입이 되어서 얼마에 팔린다는 둥... 당시의 중년 남성에게 제일가는 접대요 선물이었다고 하며, 일본에서는 비아그라 관광까지... 그리고 그 약의 복용으로 인해서 사람이 죽기도 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남의 일이었는데, 이제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닌 상황이 되었습니다.

TV나 신문지상에서 보셨을 분도 있겠지만 이제 이 "비아그라"가 국내에서도 시판이 된다고 합니다. 남모를 고민을 했을 많은 남녀에게 좋은 소식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약 자체는 훌륭하다는 이야기를 동료 비뇨기과 의사에게 들었습니다.

의약계에서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과연 이 약이 어떤 과정을 통해 발기부전(임포텐츠라고들 부르지요?) 환자의 손에 들어갈까 하는 것입니다. 제약회사와 약사회에서는 약국에서의 자유판매를 주장하고 의사협회에서는 전문의약품으로 분류해서 의사의 처방에 의해서만 투약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또 밥그릇 싸움으로 보시는 분도 있겠군요...

하지만 저는 "비아그라"의 처방 과정에 개입할 일이 거의 없는 사람입니다. 별로 신경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지요. 그래도 의문은 남습니다. 왜 이렇게 한 가지를 놓고 두가지 상반된 주장이 있을까? 명쾌한 답은 없는 것인가?

약국에서 자유롭게 구입하는 것은 일단 소비자 입장에서는 편합니다. 의사의 진료 후에 처방 받는 것 보다는 경비도 저렴할 것이고요.... 이외에도 여러가지 장점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의 식품의약품 안정청이 약국 판매을 허용하려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겠지요.

제가 우려하는 문제는 잘 아시다시피 지금까지 이 약물을 복용한 사람 중 130명 이상이 사망했다는 것입니다. 꼭 약 때문은 아닐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물론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경우도 있으리라 봅니다. 그러나 사망 숫자는 전체 부작용을 경험한 전체 수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그렇다면, 이 부작용 문제는 대단히 심각한 문제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신, 정력, 강장 이라는 이름하에 수많은 음식과 약물이 무분별하게 소비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보약, 보신탕, 사슴피, 뱀탕, 웅담, 해구신 등등.... 그것도 비밀스럽게... 남이 모르게 먹는 그런 특징적인 행동 양상을 저는 주위에서 보아왔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비아그라" 라는 치료약을 정력제로 오인한 수많은 남성들의 오남용은 충분히 예측 가능합니다.

혹자는 이렇게 주장할 수 있습니다.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먹은 거니까... 사망이라는 부작용이 생겨도 싸다고 말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생명의 존엄성이라는 관점에서 이런 주장을 쉽게 수용하기 힘들답니다.

제가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것은 과연 이 두가지 주장 중 어떤 것이 진실일까? 하는 것입니다. 아니면 둘 다 진실이 아니고 말 그대로 밥그릇 싸움일 뿐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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