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성의 평가와 예측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학교실 / 전남대학교병원 정신과 소아청소년 정신건강클리닉
최 영

"정신질환과 위험성"을 주제로 한 2002년12월 11일 대한법정신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했던 원고입니다. 정신건강 분야의 종사자와 학생를 위해 실은 것으로, 일반인은 읽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어린이 선교원 사건 이후 정신질환자의 사회적 위험성에 관한 논란이 있었습니다만,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일반인에 비해 더 위험하다는 생각은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과 오해에 불과합니다.정신과에 대한 오해와 편견


타인에 대한 위험성(dangerousness)은 죄 없는 제삼자에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살에 비해 훨씬 복잡한 문제이며 임상의사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임상의사는 위험성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환자 개인의 권리(right)와 자유(freedom), 그리고 사회의 안전(safety)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해야한다는 끊임없는 도전과 갈등에 직면하게 된다.

위험성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도구와 기술은 정신과 의사가 강제입원 여부, 운전면허 발부 여부 및 총기소지 허가 여부(미국의 경우) 등을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잘못된 판단은 불필요한 고통을 초래하기도 하고, 비극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I. 정신질환과 위험성

정신질환과 폭력의 관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논란이 많지만 대략적으로 다음의 견해가 많다.

  • 물질 남용과 같은 일부 환자에서는 폭력의 가능성이 높다.
  • 정신분열병의 경우 사회적 상호작용이 줄어들므로 난폭 행동의 기회 자체가 줄어든다.
  • 물질남용이 없는 정신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전향적 연구에서 일반인에 비해서 폭력행동의 비율이 높지 않았다.
  • 미국사회에서 정신질환에서 기인한 폭력은 전체 폭력의 3%에 불과하다.

II. 정신과 영역에서 위험성 예측의 어려움

대부분의 정신질환자들은 자신이나 타인에게 위험하지 않기 때문에, 높지 않은 가능성을 정확히 예측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실제, 정신질환자들은 비정신질환자들에 비해 위험성이 높지 않으며, 실제로 위험성이 높은 집단은 알코올 또는 약물남용자에 국한되어 있다. 위험한 사람(dangerous person)은 단일한 프로필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특정한 상황에서 위험해지지 않는 사람은 없다는 점도 예측을 어렵게 만든다.

1. 이론적인 관점

  • 통계적 문제 : 낮은 빈도의 사건에 대해서 정확하지 않은 선별검사를 사용하는 경우 폭력성이 없는 사람을 폭력성이 있는 것으로 분류하는 위양성(false positive)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 과잉예측의 경향 : 위험성 자체에 대한 임상의사의 두려움과 법률적인 문제에 휘말리기를 꺼려하는 경향 때문에 위험성을 지나치게 높다고 평가하기 쉽다. 여기에 질병을 가능한 치료하고자 하는 임상의사의 욕구와 일상적으로 만나는 정신과 환자들이 보이는 폭력에 대한 염려도 과잉예측의 결과를 초래한다.
  • 윤리적 갈등 : 소수의 잠재적인 폭력행동자를 강제입원 등의 수단을 통해 제한하는 것이, 과연 위험성이 없는 다수의 권리를 침해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 라는 의문에 섣불리 답하기 어렵다.

2. 실험적 자료들

  • 방법론적 어려움으로 자살행동에 비해 위험성에 대한 연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 병원응급실에서의 위험성에 대한 단기적 예측의 정확성은 40-60%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환자의 자유가 박탈된 상태에서 평가된 것이기 때문에 정확도가 낮게 평가되었다는 견해도 있다.

3. 위험성의 예측과 관련된 주장과 갈등

  • 정신과 의사들이 위험성의 예측에 도움이 되는 문헌들의 기준(criteria)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위험성에 대한 예측력이 낮다.
  • 보다 신뢰할 수 있는 정도로 위험성 판단이 가능한 난폭한 집단(예: sociopathic patient)이 있다.
  • 법원에서 정신과 의사가 행하는 예측력의 한계를 인식하지 못하고, 난폭행동을 예측하지 못한 책임을 의사에게 묻기도 한다.
  • 예측과정이 완벽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위험성에 대한 평가는 치료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환자가 동의하지 않는 상태에서 치료를 받게 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 난폭행동의 예측을 정확히 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불문하고, 표준진료지침에 난폭행동의 평가는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 위험성의 예측의 정확성에 관한 본질적인 한계에도 불구하고, 타당성 있는 guideline의 개발을 위해 많은 임상가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III. 진단적 고려사항과 병력

위험성의 평가를 위해 사용되는 자료는 통계적인 소견과 임상적 경험에서 비롯된 나온 소견들로 이루어진다.

1. 실험적 연구자료들

  • 과거의 폭력 : 과거의 폭력은 폭력과 관련된 실증적 연구들에서 가장 강력한 변수로 나타나고 있다. 임상의사들은 폭력에 대한 불편함 때문에 이 주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질문하는 것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 "어떤 이유로든, 사고로건 그렇지 않건 간에, 다른 사람을 해치거나 상처를 입힌 적이 있습니까?"라고 질문하는 것이 좋다.
  • 나이 : 폭력행동은 10대에 가장 많고 30대까지 서서히 감소하다가 40세 이후에 현저하게 줄어든다.
  • 성 : 남성이 폭력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많은 연구에서 9:1의 비율을 보고하고 있지만,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면 그 비율은 줄어든다.
  • 사회경제적 상태와 직업의 안정성 : 사회경제적 상태와 직업의 안정성은 폭력과 역상관 관계를 나타낸다.
  • 물질 남용 : 많은 정신활성물질, 특히 알코올의 사용은 명백하게 정신질환집단과 비정신질환 집단 모두에서 높은 폭력행동 가능성과 연관이 있다. 미국의 경우 phencyclidine(PCP)과 cocaine이 주요한 난폭행동의 유발물질로 간주된다.
  • 성격 특성 : 어떤 인격장애가 존재하건 간에, 정신병질적 인격성향(psychopathic personality trait)이 난폭행동의 위험성이 높다. 그리고 낮은 충동조절 성향과 성급함(short fuse)이 난폭행동을 강화시킨다.

2. 위험성과 관련된 임상적 금언(clinical wisdom)

임상의사들은 일반적인 평가과정에서 빠뜨리기 쉬운 다음 영역을 조사해 보아야 한다.

  • 외현화(externalize) 성향 : 이런 환자는 자신의 문제를 외부세계에서 찾고 그 결과 행동화를 통해 문제해결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성향에 해당되는 환자로는 편집상태, 충동 조절장애, 물질 남용장애 등이다.
  • 위험한 의도(intention)나 사고(thought)의 과거력 : 지속적인 원한, 복수에 대한 강박사고, 특정인에 대한 피해망상, 자신보다 높은 지위를 가진 사람이 비밀스럽게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색정망상 등이 있는 경우 위험성이 높다.
  • 갱, 조폭과 같은 폭력 지향적 문화 집단의 소속원
  • 폭력의 피해자 : 소아학대, 성인폭력, 공개적인 수치나 모욕의 피해자, 사랑하는 사람과 같은 의미 있는 대인관계에서의 거절, 도발과 자아의 손상 등에서 폭력행동이 유발될 수 있다.
  • 무기 소지자 : 공기총이나 엽총 등의 총기 수집, 도검류 수집, 격투기 유단자, 용병집단 소속원 등이 위험성이 높다.
  • 나쁜 사람, 복수해야 할 사람, 제거해야 할 사람들의 명단이나 일기를 작성하는 경우에도 위험하다.

IV. 위험성의 임상적 평가

현재까지는, 위험성을 평가할 수 있는 신뢰도와 타당도가 높은 도구가 없으므로, 증거에 입각한 위험인자를 평가할 수 있는 임상가의 기술(skill)이 매우 중요하다.

1. 위험성 평가의 단계

제 1단계 : 모든 가능한 정보원을 동원해서 출생 시부터 현재까지의 자세한 정보를 얻는다.

제 2단계 : 알코올과 같은 물질 남용에 특별한 관심을 두고 용량, 사용이유와 효과 등에 대해 알아본다.

제 3단계 : 성(性)적인 관심, 태도와 생각에 대해 알아본다.

제 4단계 : 범죄 또는 반사회적 행동에 대한 조사를 시행한다. 가능하다면 경찰의 기록을 찾아본다.

제 5단계 : 지능, 성격 등을 포함한 심리적 평가를 시행한다. 제 3단계에 해당사항이 있다면, 성 감정과 반응에 대한 상세한 평가를 시행한다.

제 6단계 : 면접 당시의 정신상태 뿐 아니라, 반사회적 행동 당시의 사고, 기분, 두려움 등에 대한 정신상태 평가를 시행한다. 분노와 감정조절에 특히 관심을 둔다.

제 7단계 : 과거의 치료에 대한 행동, 태도, 그리고 반응을 기술한다.

2. 위험성의 단서(clue)들

  • 외모 : 신체적 긴장(찡그린 얼굴, 불끈 쥔 주먹, 악문 이), 집착, 큰 걸음, 칼이나 파이프와 같은 잠재적 무기의 소지
  • 기분과 말 : 화, 위협, 날카로운 눈초리, 적대적인 외양이나 단어, 협박
  • 사고 내용 : 피해망상; 폭력행동을 지시하는 환청; 위해, 통제력 상실과 복수에 관한 강박사고, 공상 또는 반추
  • 상황 : 폭력행동으로 다수에 의해 강제로 호송된 상태; 결박된 상태에서 사납게 날뜀
  • 통제 상태 : 충동(impulse)-통제(control)의 균형 정도
  • 환자가 이용 가능한 외적, 내적 지지 체계

Table. Important Variables in Risk Predictions


Demographic Facts

    Previous violence
    Previous sexual assaults
    Age
    Sex
    Race
    Socio-economic status
    Drug and/or alcohol abuse
    Intelligence
    Marital status

Environmental Factors (Stressors)

    Family supports
    Personal relationships
    Employment
    Accommodation

Interests

    Sexual (including pedophilia, sadism)
    Violence
    Cruelty
    Social Domination (e.g. Nazi party)
    Racism


Contextual Factors

    Availability of potential victims
    Availability of weapons
    Availability of drug and/or alcohol

Declared Intentions and Attitudes

    To previous victims
    To future potential victims
    To caring staff

Physical Features

    Size
    Strength
    Brain dysfunction

Mental State

    Feeling of tension
    depression
    paranoid ideas, especially delusions
    hallucinations, especially instructions to harm
    intense religiosity
    jealousy
    Anger, especially rage attacks

V. 요약 및 지침

  1. 개인의 폭력 가능성에 대한 부정(denial)을 극복한다.
  2. 경찰기록, 차량 사고, 군 경험 등을 포함한 과거의 모든 폭력에 대해 살펴본다.
  3. 나이, 성별, 사회경제적 상태, 직업의 안정성 등을 알아본다.
  4. 알코올을 포함한 약물남용의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
  5. 외현화 경향, 편집상태, 충동조절장애에 초점을 두고 평가한다.
  6. 위험한 생각이나 의도, 고착된 피해망상, 원한 목록 등의 유무를 알아본다.
  7. 폭력 지향적인 사회문화적 집단의 소속원인지를 살펴본다.
  8. 폭력의 피해와 자기애적 손상의 과거력을 얻는다.
  9. 잠재적인 무기의 소지 또는 수집 여부에 관해 질문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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