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 (0-18개월)의 발달과 부모의 역할

최영정신과 / 학습증진센터 최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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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아와 부모들이 풀어야 할 숙제 (발달 과제)

1) 애착 Attachment

애착이란 쉽게 말해 아이와 양육자(대개는 엄마)사이의 사랑의 끈 혹은 정서적 유대(bonding)가 맺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의 젖을 빠는 행동, 울음, 엄마에게 매달리는 것, 엄마의 눈을 쳐다보는 것과 같은 행동(애착행동 attachment behavior)은 엄마의 사랑과 보호 본능을 불러일으킨다. 반대로 엄마가 아기에게 애정을 가지고 관심을 기울이면서 아이의 신호에 적절하게 반응을 보일 때도 사랑의 끈이 잘 형성된다. 이런 점에서 애착은 짝사랑이 아니라 엄마와 아기간의 적극적인 상호작용에 의해 형성된다고 볼 수 있다.

이 애착 관계의 형성은 아기의 생존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며 엄마의 행동을 보다 쉽게 보고 모방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낳은 정(情)이냐 키운 정(情)이냐"라고 말할 때 이 키운 정의 상당부분은 애착과 관련이 있다고 여겨진다.

    영국의 정신분석가인 John Bowlby의 애착이론 (attachment theory)은 오스트리아 학자 Konrad Lorenz의 동물행동학(ethology)에 뿌리를 두고 있다. Lorenz는 인공부화로 갓 태어난 새끼 오리들이 태어나는 순간에 처음 본 움직이는 대상, 즉 사람인 자신을 마치 어미오리처럼 졸졸 따라다니는 것을 관찰하였다. 그는 이런 생후 초기에 나타나는 본능적인 행동을 각인(imprinting)이라고 불렀다. Bowlby는 인간의 유아에서도 이런 비슷한 경향이 있음을 보고 애착이론을 내놓게 되었다.

    Fly Away Home

    註: 각인과 관련된 내용은 영화 [아름다운 비행 Fly Away Home 감독 / 캐롤 발라드]에서 감동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엄마없는 소녀 에이미는 미처 부화하지 못한 기러기 알(한국어 자막에는 거위로 오역되어 있음)을 발견한다. 집으로 옮겨진 알들은 소녀에 의해 새끼 기러기들로 태어난다. 세상에서 가장 먼저 본 '사람' 에이미를 어미 기러기로 알고 있는 새끼들은 오로지 에이미를 쫓아다니며 그녀의 행동만 따라 한다. 에이미는 새끼 기러기들을 하늘로 날게 하기 위해 어미 새가 그러하듯... 아름다운 비행을 하게 된다. (후략)

아이들이 엄마에게 애착을 잘 형성했다면 나중에 엄마를 떠나기가 쉬워진다. 엄마라는 안전한 정서적 기반을 가진 아동들은 더 이상 엄마와 가까이 붙어 있어야 할 필요가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 더 새로운 세상을 탐색할 수 있는 자유가 생기게 되어, 새로운 행동을 시도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에 도전하며, 낯선 것에 보다 더 긍정적인 태도를 갖게 된다.

정상발달에서 6-7개월이 되면 어머니에게 매달리고 어머니와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며(이별 혹은 분리 불안 separation anxiety), 8-12개월 사이에는 낯선 사람을 무서워하게 된다(낯가리기, 외인 불안 stranger anxiety). 이 시기가 지나 애착이 확립되면 이런 모습은 자연스럽게 서서히 줄어든다.

아이 쪽에 어떤 문제가 있어서 애착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의 대표적인 병은 자폐증이며, 환경의 문제가 원인이 되어 애착형성에 장해가 생기는 것을 반응성 애착장애라고 부른다.

    배울 점 : 산모가 출산 후 아이를 신생아실에 격리해 놓는 과거 병원의 관행을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 아기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떼어놓기 보다는 엄마와 아기를 같이 머물도록 하는 것이 이 애착의 형성에 좋고 아이의 발달을 위해서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입양에 있어서도 이 애착의 개념을 고려한다면 생후 몇 개월 이내에 입양시키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

2) 기본적 신뢰감 Basic trust

아기는 어머니로부터 받는 보호와 사랑, 접촉을 통하여 이 낯선 세상이 근본적으로 자신에게 좋으며 세상이 자신을 환영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 결과 자기 자신과 어머니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감과 안정감이 형성된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서 주위의 모든 사람에 대해서도 신뢰감이 점차 확대되어 간다.

반대로, 배고파서 또는 기저귀가 젖어서 울어도 엄마가 적절한 대응을 해주지 않는다면 아기는 주변 세계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 즉 불신을 가지게 된다.

    Erik Erikson은 이 시기의 주된 과제 중 하나는 기본적 신뢰감(basic trust) 또는 불신(mistrust) 형성이라고 보았다. 그는 이 시기를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보았는데, 그 이유는 이 시기에 형성된 신뢰감이 나중의 대인관계에서 적응을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배울 점 : 아이의 성격을 버린다며 정해진 시간에 먹이고 일정 간격으로 기저귀를 갈아주고, 울어도 즉각 반응하지 말아라...는 식의 의견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신뢰감의 문제를 고려해서 다시 생각해볼 일이다. 또, 보육교사 당 돌보아야 될 아기의 숫자가 많은 수용시설에서는 아이 개개인의 욕구에 따라 즉각적인 반응을 해주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자상하고 따뜻한 보살핌 즉, 양질의 양육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3) 인지 발달 중 감각운동기 Sensorimotor stage

아기들은 새로운 외부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쳐다보기, 빨기, 쥐기 등을 통해 조직화되고 효율적인 감각운동 기술을 점차 발달시킨다. 처음에는 이런 것들이 각각 별도로 이루어지다가, 손을 입으로 움직여서 빠는 방식으로 여러 신체활동을 조직적으로 할 수 있게 되고, 점차 자신의 보거나 쥐는 대상에 어떤 의도적인 변화를 주어보려고 시도한다. 점차 숨겨진 물체의 존재를 인식하기 시작하고 나름대로 여러 가지 다른 결과들을 관찰하기 위해 서로 다른 행동을 의도적으로 시도한다. 이 과정에서 반복과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것이 대부분이며, 이는 인지의 발달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

감각운동의 발달이 이루어지면 자신의 눈에 보이지는 않더라도 어떤 사물이 지속적으로 존재한다는 것(대상 영속성 또는 대상 항상성 object permanence)을 아는 상태로 발전하게 된다. (註: 어린 아기들은 어른들이 까꿍 놀이를 해주면 까르륵하며 즐거워한다. 자신의 시야에서 없어졌던 것이 다시 나타나기 때문인데, 아이의 입장에서 눈에 보이지는 않더라도 그 물건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는,즉, 대상 영속성에 대한 개념이 생기면, 까꿍 놀이는 시시한 것이 된다.) 이런 능력을 바탕으로 아이들이 추리하는 능력, 어떤 행동을 하기 전에 상황에 대해 먼저 생각하는 모습이 생겨나게 된다.

    Jean Piaget(1896-1980)는 아기들 자체를 호기심이 강한 존재(curious being)로 간주하였다. 새로운 상황에 부딪치면 아이는 행동을 일시 중단하고 나름대로 머리 속에서 어떤 노력(인지적 노력)을 한 후에, 그 새로운 현상이나 사물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그는 아이들이 환경의 지배를 받는 수동적인 존재라기 보다는, 능동적으로 환경을 탐색한다고 생각했다.

    배울 점 : 많은 어른들이 아이의 겉으로 나타나는 행동에만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기들이 생각하는 방식(인지)을 고려한 부모의 양육이 필요하다. 인지 발달과정에서 필수적일 수 있는 아기들의 반복행동과 시행착오에 대해 부모가 허용적이고 참을성 있는 태도를 가져야 할 것이다. "쪼끄만 것들이 무엇을 알 것인가?"라며 함부로 행동하는 부모도 있다. 아기들은 결코 백지 상태가 아님을 생각하자. 반대로, 영유아의 능력을 무시한 채 지나친 학습 자극을 강요하는 것도 해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감각운동기에 해당하는 아기들이 질병을 앓아서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 앞에서 설명한 대상항상성(object permanency)을 고려하여 부모와 같이 있어주어야 한다.

    ( 자세한 내용을 알기 원하는 학생이나 전문가는 인지발달 강의노트를 참고 하십시오.)

2. 이 시기에 필요한 환경 (자녀의 정신건강을 위한 부모의 역할 )

1) 충분한 영양과 질병으로부터의 보호

충분한 영양 공급은 특히 생후 1년 이내에는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특히 뇌막염이나 뇌염과 같은 질환은 뇌 손상을 초래하여 그 결과 정신지체나 다른 발달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2) 풍부한 애정과 적절한 자극

부모의 따뜻하고 풍부한 보살핌을 통해 아기와 부모사이의 애착이 생기며, 기본적인 신뢰감이 형성된다는 것을 우리는 이제 알게 되었다. 부모는 충분한 자극과 애정에 찬 상호관계를 가지도록 노력해야 하며, 아기의 신체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풍부한 사랑과 정을 전달하여야 한다. 적어도 처음 1년까지는 울 때 어머니는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보살펴 주는 것이 좋다. 양육에 있어 양과 질이 둘 다 중요하며, 기계적인 보살핌보다는 상호 교류되는 감성적인 사랑이 중요함을 명심하자.

3) 부모와 아이간의 궁합

부모의 기대나 요구, 그리고 아이의 타고난 특성과 능력 사이의 조화가 아이의 균형 있는 발달을 위해 필요하다. 아이의 기질(氣質 temperament)과 환경의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기질 관련 칼럼 물과 아이는 트는대로 간다 / 육아일기 붕어빵, 그러나 속과 맛이 다르다)

3. 유아기에 나타나거나 발견되는 정신건강 문제들

1) 자폐증을 포함한 발달장애

2) 반응성 애착장애

3) 소아 학대

(이 자료를 개인적인 학습이외의 용도로 사용하시려면 사전 동의를 받으셔야 합니다. e-mail: childpsy@drchoi.pe.kr )

참고문헌

  • 유아의 심리 : 한국인간발달학회 편저. 중앙적성출판사. 1995
  • 인간발달 I -아동발달- : Papalia, Olds, Felman 저. 박성연 역. 교육과학사. 1991
  • Lifelong human development : Clarke-Stewart, Perlmutter & Friedman. John-Wiley & Sons. 1988
  • Normal child and adolescent development : Maureen F Gordon. 20th Annual Review in Child & Adolescent Psychiatry, Beverly Hills, California. June 21-24, 1995
  • Normal child and adolescent development : Ralph Gemelli. American Psychiatric Press. 1996

(최종 수정일 2003/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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