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마기 (18개월 - 3세)의 발달과 부모의 역할

최영정신과 / 학습증진센터 최 영


1. 이 시기의 발달 과제는?

1) 신체 발달 (☞ 정상발달표 보기)

18개월이 되면 물건을 쥐었다가 돌려줄 수 있으며, 도움 없이 걸을 수 있게되고, 스스로 먹으려는 시도를 한다. 만 2살무렵이면 안정적으로 걸을 수 있고, 혼자서도 잘 먹기 시작하며,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다. 만 3살에는 균형있게 달릴 수 있고, 옷을 자신이 입으려는 시도를 하며, 혼자서도 잘 먹는다.

아이는 걷는 것, 달리는 것, 손으로 만지고, 던지고, 부수는 등의 새로운 신체적 능력을 즐기면서 세상을 탐색해 나간다.

    배울 점 : 이런 능력은 아이자신의 타고난 신체적인 성장에 의한 것이지만, 동시에 이런 아이의 새로운 능력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반응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 즉, 사회적인 자극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이가 새로운 행동을 할 때마다, 비록 어설프더라도, 부모의 미소와 칭찬, 관심, 격려가 꼭 필요하다.

2) 인지 발달

눈에 보이지 않는 사물이나 행동을 상징(symbol)을 사용하여 이해하기 시작한다. 사물에 대한 개념이 발달하고 숫자, 색, 종류 등을 알기 시작하지만, 그 개념이 충분치 못하여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Piaget는 이 나이를 인지발달 단계 중 전조작기(preoperational stage)에 해당된다고 보았다.

    나쁜 것 좋은 것, 옳은 것 틀린 것, 가치있는 것 없는 것에 대한 이해를 시작한다. 나름대로의 추론을 통해 어떤 결과에는 항상 원인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타인을 공감하는 능력이 생기기 시작하여 아이 행동의 동기나 지침이 된다. 나름대로의 가치 기준(standard)이 싹튼다. 낯선 상황에서 실패가 예상되면 불안을 나타낸다. 언어를 사용하기 시작하고 상징을 이해한다. 하지만, 생각하는데 한계가 있어서 모든 물체에는 생명이 있다고 간주한다. 해나 꽃도 말을 하고 생각하는 것으로 이해한다는 것이다.

    남이 말로 표현한 개념을 이해한다. 점차 자신의 상상, 생각, 그리고 감정이 한 묶음으로 짝지어진다. 논리, 언어, 상징의 능력을 통해 이차 과정 사고(secondary process thinking)를 시작한다. 자신의 욕구를 즉각적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원하는 행동을 뒤로 미루는 능력이 생긴다.

    놀이(play)를 통해서 현실에서의 경험을 상징화하고 이 놀이에서의 경험을 통해서 새로운 지식을 습득한다. 놀이는 자신의 소망이나 감정을 행동으로 나타내는 것을 미루는 연습을 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고통스럽고 충격적 경험을 나름대로 보상하려는 자신의 환상을 놀이라는 행동을 통해 해소하게 된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놀이를 하는 경우가 많다. 아직은 다른 사람과 협동하는 놀이는 불가능하다.

    엄마를 대신하는 대체물(일시적인 또는 과도기적 대상 transitional object: 이불, 담요, 베개, 옷, 인형 등의 특정한 장난감 등)에 집착하는 경우도 많다. 자기 중심적(egocentrism)이다. 자신이 잠을 자면 해도 잠을 자고, 달이 자신을 따라 움직인다고 하는 방식으로 우주의 중심이 자신이다고 생각한다.

    배울 점 : 이 시기의 아이가 아프게 되면, 떼쓰기가 늘어나고 약을 먹는 것을 거부하기 쉽다. 말은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인지가 미숙해서 병을 "나쁜 짓을 해서 벌을 받는 것"이라고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약, 주사나 입원 등에 대해 매우 두려워하고 통증을 더 심하게 느낀다. 아이가 심하게 불안을 느끼면 평소 익숙했던 침구, 인형, 장난감 등 일시적인 대체물(transitional object)의 사용도 도움이 된다. 가능하면 낯익은 의사 한 명에게 꾸준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처치 과정에서는 안심시켜주면서 아이의 주의를 다른 데로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 가능한 주사는 피한다. 실제 치료 전에 병원 놀이 등을 통해서 마음의 준비를 시켜 준다. 이런 원칙은 학령전기의 아동에게도 적용된다.

3) 언어발달(☞ 상세 정보)

인지 발달의 결과로 생긴 기억 능력과 상징 능력을 이용하여 자기 생각을 말(언어)로 표현하게 된다. 언어를 통해 뒷 부분에서 설명할 자율적인 주체성(autonomous identity) 발달이 촉진된다.

    배울 점 : 언어 능력은 아이의 자존심을 올려주고 효율적으로 자기 주장을 할 수 있도록 해주며 자율성을 높여준다. 그리고 말을 통해 타인의 생각에 대한 더 많은 이해를 하게 되고 자신 스스로를 보다 잘 다스릴 수 있다. 언어 발달이 늦게 되면 이런 심리적인 성취를 이루기가 힘들다. 이 시기의 언어발달은 향후의 학습, 정서, 사회성 등에 많은 영향을 주므로, 부모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4) 대소변 가리기 (☞ 상세 정보)

대소변을 가리기 위해서는 신체적 성장과 신경계의 성장이 충분하여야 하며 그 이전에 무리하게 대소변 훈련을 시키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난다. 대소변 가리기는 대개 만 2세부터 3세사이에 이루어지게 된다.

    Freud는 이 나이에는 정신적 에너지나 만족의 원천이 주로 항문과 뇨도에 있다고 생각하고 항문기(anal phase)라고 불렀다. 대개 만 두 살이 되면 자신의 몸에서 나오는 어떤 것(대소변)이 부모의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제는 대소변을 보는 행동이 단순한 신체적인 현상을 넘어서, 일종의 사회적인 경험으로 자리잡게 된다.

    배울 점 : 부모가 너무 엄격하게 훈련시키면 아이는 변비에 빠지거나, 부적절한 때에 부적절한 장소에서 배설해 버린다. 부모는 적절한 시기에 효율적인 대소변 훈련 방법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 항문기의 양육과정에 문제가 있다면, 나중에 자라서 지나치게 우유부단하거나, 깔끔하며, 융통성이 없는 강박적인 성격이 되거나, 그 반대로 반항의 의미로 지나치게 고집이 세거나 지저분해질 수도 있다.

5) 초자아(superego)의 발달 시작

    무엇이 옳고 그른가를 판단하는 도덕적인 성격의 부분을 초자아라고 부른다. 이 초자아의 씨앗이 생겨나는 때가 걸음마 시기다. 초자아의 최종적인 완성은 걸음마기를 지나 만 4-6세에 이루어진다.

    초자아에는 양심(conscience)과 자아이상(ego-ideal)이 포함된다. 부모가 자신의 행동에 대해 벌을 주거나 비난했던 것들이 모아져서, 금지당했던 생각이나 행동을 하려면 죄책감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 양심이다. 본능적인 충동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막아준다. 자아이상이란 자신이 닮고 따르고 싶어하는 모습이 마음속에 자리잡은 것으로, 아이가 부모로부터 인정받고 칭찬을 받았던 것들이 뿌리가 된다. 이 자아이상을 따르거나 만족시키게 되면 자존심이 높아지고 행복해진다.

    배울 점: 걸음마를 하는 아이들의 바람직한 행동에는 칭찬과 격려를, 동시에 부정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적절한 통제를 해야되는 이유는 이 양심과 자아이상의 발달과도 연관이 있다. 부모들은 이 시기의 아이의 행동을 통제하고 금지하는 역할만 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그리고 약간은 호들갑스럽게 칭찬할 수 있어야 한다.

6) 분리-개별화 (separation-individuation) - 심리적 탄생

앞의 여러 가지 기술과 능력을 바탕으로 이제까지 의존 관계를 가져왔던 어머니로부터 벗어나, 실제로 자기 옆에 엄마가 없지만, 어딘가에 있을 것이며 자신을 여전히 사랑할 것이라는 확신이 생긴다. 이 믿음을 통해서 부모와 떨어져 혼자서 행동할 수 있게 된다. 3세 말에 이러한 개별화가 이루어지는데 이것을 진정한 의미의 심리적 탄생이라고 본다.

    배울 점 : 이런 심리적 탄생후에 비로소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혼자 갈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만 3세 이전의 너무 이른 시기에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보내는 경향에 대해 다시 한번 의문을 던져볼 일이다. 아이의 마음 준비 즉, 개별화가 이루어진 후에야 엄마와의 헤어짐, 즉 이별에 대한 불안이 적다. 일상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문제가 생기면 이별불안장애라는 진단이 내려진다.

7) 자율성

유아기의 타인에 대한 신뢰(basic trust)를 기반으로 앞에서 설명한 개별화 과정을 통해서 자율적인 개체로서의 존재가 가능해진다. 이 자율성은 대소변훈련을 통해 자신의 신체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얻는 과정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점차 부모에 의지하려는 태도에서 벗어나 자신이 독립적인 인간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자율적 주체성(autonomous identity)이 생겨난다.

그러므로, 고집이 세고 부정적이며 부모의 말을 안 듣는 경향이 생기며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공격적인 행동을 할 수도 있다.

    Erikson에 따르면 걸음마 시기는 자율성 대 수치와 의심 (Autonomy vs Shame/Doubt)의 시기라고 한다. 발달된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혼자서 걷고, 먹고 ,입고 스스로의 영역을 점차 넓혀나간다. 모든 것을 뜻대로 한다는 것은 성공적이거나 안전하지 못한 경우도 많아서, 이런 과정을 통해 수치심과 자기 능력에 대한 의심이 생겨난다. 부모로부터 적절한 양육이 주어지지 않으면, 규칙에 반항하는 아이로 자라거나, 반대로 지나친 억제, 회의, 수치심이 많아진다.

    배울 점 : 이런 아이의 자율성은 스스로 넓은 세상을 탐험해나가는 아이를 부모가 허용적으로 대해주는 것을 통해 형성된다. 이런 자율성을 표현하는 아이들의 행동은 "싫어", "내가 할께"라는 말로 표현된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스스로 세상을 탐색해나가면서 곤란을 당하면 도움을 받으로 돌아올 수 있은 안전한 피난처로서의 역할을 해줄 필요가 있다.

8) 성 주체성

아직은 불확실 하지만, "나는 남자다 또는 여자다"라는 성 주체성 (gender identity)이 형성되기 시작한다. 대개 2세 반이 되면 자신이 남자 또는 여자라는 것을 알게된다.

    대개 18개월이 되면 어른과 자신의 인체 구조의 차이에 대해 호기심을 보이기 시작한다. 22개월 무렵에 자신의 성기를 가지고 노는 성기 놀이(genital play)를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남의 성기에 호기심이 많아진다. 만 2세가 되면 사람마다 개인의 성기가 있다는 사실, 그래서 무엇이 남자 여자를 구분하게 되는지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이런 경험을 거쳐 자연스럽게 남자아이는 아빠를, 여자아이는 엄마의 행동을 흉내내게 된다.이 흉내내기, 또는 본받는 현상을 동일화(identification)라고 부른다.

    배울 점 : 이 시기에 성기를 만지는 행동을 성적인 의미의 자위행위로 오해하고 걱정하는 부모들이 많다. 나쁜 짓이라며 혼내거나 화를 내는 것은 피하자. 지나치지만 않는다면, 아이가 자신의 몸을 탐색하고 배워나가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이해하고 느긋하게 지겨볼 일이다.

2. 걸음마기에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아이들의 자기 주장과 공격적인 행동에 대해 부모의 믿음직하고 일관된 통제와 지도가 필요하다. 독립심을 최대한 길러줌과 동시에 너무 자기 주장만을 내세우는 경향을 통제하고 공격적 충동을 억제하는 능력을 길러 주어야 한다. 즉 자신의 행동의 한계를 배우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옳고 그름, 청결과 불결을 분명히 가르치고 협조의 정신을 길러 준다.

일관성 있는 행동의 통제와 감독을 통해 아이는 공격적인 행동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고 자기 주장을 건강하게 표현하고 성취하는 능력이 발달된다. 처벌을 통해 공격적인 행동을 억제할 수 있지만, 심한 처벌은 장기적으로 반대의 효과가 나타난다. 이 시기의 무조건적인 허용이나 지나친 통제는 둘 다 해가 된다.

이 시기의 부모가 할 일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 아이가 새로운 세상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너무 지나치게 많은 자극이 주어지거나, 또는 지나치게 자극이 부족해서 고통을 경험하지 않도록 보호해주어야 한다. 즉, 적절한 분량의 자극을 제공한다.
  • 사회에서 허용하는 규칙과 한계를 넘어서지 않는 한도에서, 가족안에서 어떻게 아이가 스스로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지를 가르쳐준다.
  • 아이의 자율성을 격려하고, 지지하며, 존중해준다. 동시에 그 자율성의 한계와 제한점도 가르쳐준다.

3. 걸음마기에 주로 발견되거나 원인을 둔 정신건강 문제들

1) 떼쓰기 : (☞ 떼쓰는 아이들)

2) 공격적인 행동

    이 시기는 공격적인 충동을 조절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남의 입장을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때리고 물고 꼬집는 행동이 비교적 흔하게 나타난다. 이런 공격적인 행동은 자신의 힘을 과시하는 측면도 있으며, 피곤하거나 흥분할 때, 또는 떼쓰기를 할 때 자주 나타나게 된다.

    이런 행동이 나타날 때마다 아이의 어깨를 잡고 두눈을 쳐다보며 단호하게 "안돼!'라고 말해주는 것이 좋다. 그 이유를 설명해 주면서 앞으로도 그런 행동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말해준다. 이런 과정에서 아이의 행동을 똑같이 되돌려주는 방식으로 지도하는 부모나 교사도 있지만, 아이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가르치는 원치않는 결과가 초래되므로 피하는 것이 좋겠다.

    이 방법으로 효과가 없다면, 그런 행동이 있을 때마다 일시적으로 아이를 3-5분 정도 혼자 있게 하는 타임아웃 기법을 사용해본다. (☞ 싸우는 아이, 무는아이, ☞ 소아청소년의 폭력적인 행동에 대한 이해)

3) 정신 지체: (☞ 발달장애아의 교육)

4) 언어의 지연: 정신지체 이외에도 자폐증, 청력장애, 발달성 언어 장애, 뇌성마비, 구강안면 기형 등에 의해 말이 늦을 수 있다. (☞ 말이 늦습니까?)

5) 심한 낯가림이나 이별불안 (☞ 관련 칼럼: 알 두고 온 새의 마음과 같다.)

6) 자기애적 성격, 강박적 성격

7) 과도기적 대상(transitional object)에 대한 집착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서 담요나 특정한 장난감, 옷 등에 집착하는 경우는 비교적 많다. 부모로 부터 심리적인 독립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애착의 한 대상으로서 특정한 물건에 집착하는 것이다. 아이의 입장에서는 불안을 덜어주고 자신을 위안해주는 효과가 있기도 하다. 대개는 성장하면서 서서히 이런 행동은 줄어들게 마련임을 부모가 이해할 필요가 있다. 나무라거나 강제로 이런 물건을 빼앗는 것은 해롭다고 본다. 오히려 깨끗한 비슷한 모양의 물건을 몇개 사서 위생적인 면을 고려해주는 것도 좋으며, 서서히 다른 대상으로 관심을 옮겨주는 방식을 택해볼 것을 권한다. 그 정도가 심하고 장기간 계속된다면, 아이에게 명확하게 알리고 해당 물건을 과감하게 없애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이 자료를 개인적인 학습이외의 용도로 사용하시려면 사전 동의를 받으셔야 합니다. e-mail: childpsy@drchoi.pe.kr )

참고문헌

  • 유아의 심리 : 한국인간발달학회 편저. 중앙적성출판사. 1995
  • 인간발달 I -아동발달- : Papalia, Olds, Felman 저. 박성연 역. 교육과학사. 1991
  • Lifelong human development : Clarke-Stewart, Perlmutter & Friedman. John-Wiley & Sons. 1988
  • Normal child and adolescent development : Maureen F Gordon. 20th Annual Review in Child & Adolescent Psychiatry, Beverly Hills, California. June 21-24, 1995
  • Normal child and adolescent development : Ralph Gemelli. American Psychiatric Press.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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