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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머리 깎기

최 영 childpsy@drchoi.pe.kr

모짜르트 효과 (Mozart Effect)?


모짜르트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한번 더 하겠습니다.

얼마 전, 집안의 뒤섞여 있는 CD를 장르별, 작곡자별로 정리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 음악을 열성적으로 듣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 생각나는 대로 한 장씩 사거나, 선물받은 것들, 또는 충동적으로 온라인 구매한 것도 꽤 되더군요. 물론, 안면이 있는 사람이 직장을 방문해서 한번만 도와주라는 요청에 할 수 없이 거금 들여서 반강제로 산 것도 있지요. (비슷한 곤혹스런 경험을 하신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정리 과정에서 의외로 모짜르트 CD가 많았다는 것입니다. Baby Mozart, Different Mozart, Mozart Effect, 두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등등.... 대부분은 둘째가 태어난 후에 소장하게 된 것들이었습니다. 비슷한 이름의 비디오 테입, 그리고 Bach Effect라는 제목의 CD도 있었고요.

모짜르트 효과(Mozart Effect)란 말이 언론을 타기 시작한 것은 1993년에 실시된 한 연구 결과 때문입니다. 고든 쇼와 프랜시스 로셔라는 심리학자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모짜르트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D장조 K.448"을 들려주고, 이 음악을 들은 집단이 공간추리력 테스트에서 다른 집단보다 월등히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고 발표했답니다. 이 결과가 미국의 방송과 잡지를 통해 알려지면서 "모짜르트 효과"라는 공인된(?) 용어가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몇년 전 미국의 주지사 한명이 자신의 주에서 태어나는 모든 신생아의 부모들에게 고전음악이 녹음된 카세트 테이프나 CD를 주겠다는 제안을 내놓았다고 하며, 이 음반들이 병원에서 산모에게 지급하는 선물세트에 포함됐다고도 합니다. 한국에서도 모짜르트 효과의 제목을 단 한 음반이 40만장 이상 팔렸다고 하니.... 적어도 음반시장에서는 모짜르트 효과가 확실하게 나타나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후 태교음악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광고도 자주 접하게 되더군요. 입시철이 되면 시험점수를 올려준다는 음악들도 등장하곤 합니다.

"천재 작곡가 모짜르트의 음악을 듣고 자라면 천재가 된다", "모짜르트 음악이 지능을 높여 준다" "바로크 음악을 자주 접하면 정신건강이 좋아진다", 심지어 "바하의 음악은 수학을 잘하게 한다".... 대개 이런 식의 메시지가 모짜르트 효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저의 의견은 모짜르트의 음악이 IQ를 올려준다고는 생각하지 않으며, 설사 어떤 효과가 있더라도 모짜르트 음악만이 그런 효과를 가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실 앞에서 인용한 연구 결과는 그 대상이 "어른"이고 그 효과도 10∼15분 동안만 지속됐다고 합니다. 그리고 실제 이런 효과가 음악 자체 때문인지, 다른 요인들의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닌지도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일부 학자들은 모짜르트 효과를 "과장과 왜곡의 산물"로 까지 말하기도 하지요.

모짜르트 음악이 좋다는 저변에는 모짜르트가 IQ 220(저는 누가 어떤 방법으로 추정했는지는 알지 못합니다)의 천재였다는 사실도 한몫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많은 암컷을 거느리는 물개 숫컷의 일부를 먹으면 정력에 좋다던가, 남성 성기와 비슷한 모양의 뱀을 먹으면 자신이 강해질 것이라는 미신적인 믿음과 같은 부류의 잘못된 것입니다. 영어실력을 늘리기 위해 영한 사전을 한 장씩 찢어 먹는 고교시절의 친구도 있었습니다만.... 심리적으로는 미숙한 방어기제 중 하나랍니다.

다소는 설익은 연구결과를 상업적인 목적으로 과대포장해서 광고하고, 관련된 광고성 기사가 여과없이 대중에게 파고드는 현상...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여러 장의 CD를 구매한 것으로 보아 저와 제 가족도 예외 없이 상술의 포로가 되고 말았습니다만, 어쨌거나..... 자라나는 아이에게 좋은 음악을 자주 들려주는 것은 해로울 것은 없지 않겠습니까?

하나 잊지 말아야 알 것은, 자녀에게 어떤 음악을 들려주느냐 보다는.... 음악을 매개로 하여 부모와 자녀가 함께 보내는 시간을 가능한 자주 갖고, 그 소중한 감정과 경험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저도 더 노력해야 할 부분입니다. (2001/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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