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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머리 깎기

최 영 childpsy@drchoi.pe.kr

관포지교(管鮑之交)여, 영원하라!


生我者父母 知我者鮑叔牙

나를 낳아준 분은 부모님이지만 나를 알아준 사람은 포숙아였다)

잘 아시다시피 관포지교란 둘도 없는 친구 사이를 나타내는 고사성어입니다. 사기(史記) 관중열전(管仲列傳) 편에서 관중(管仲)과 포숙아(鮑叔牙)의 우정에서 비롯된 것이지요. 위에 인용한 글은 대재상이 되었던 관중이 자신의 친구 포숙아에 대해 한 유명한 말입니다. 비슷한 의미로 죽마고우(竹馬故友)란 말도 있지요?

딱딱한 한문이 제 일기에 등장하는 것은 조금 어색하군요. 제대로 된 한문교육을 받아본 적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의 경우 초등학교를 세 군데나 전학 다니는 바람에 어린 시절의 꾸준한 친구는 없었기에(저 자신이 정신과 의사치고는 대인관계가 많은 편은 못되기도 합니다만....), 각별한 느낌으로 지켜보고 있는 아이의 친구관계를 소개하기 위해 고사성어를 인용한 것입니다.

큰애와 현재 같은 중학교에 다니는 친구가 있습니다.

돌 무렵부터 같은 아파트에 살았답니다. 어린 나이에 둘 사이의 교류야 얼마나 있었겠습니까만, 나중에 들어보니 제 큰 아이가 돌 사진 찍을 때 입었던 옷(당시에는 드물었던 왕들이 입었다는 곤룡포 비슷한 디자인이었습니다. 조금은 거창하네요.)이 큰 아이 친구가 돌 때 입었던 옷이었더군요. 반년 정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압니다.

친구가 먼저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갔는데, 어쩌다 보니 나중에 저희 집도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 무렵 그 동네로 이사를 했습니다. 더구나 같은 아파트, 같은 동, 그리고 같은 라인이었습니다. 물론 학교도 같은 학교였지요.

둘 다 그렇게 사교성이 썩 좋은 편은 아닌 것 같은데.... 주말이면 가끔 전화를 하고, 꾸준히 왕래하며 게임도 같이 하고 운동도 같이 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근처에 살다보니 피아노, 수영, 테니스도 같이 배웠답니다. 초등학교 시절 같은 반도 몇 번 했었고, 물론 확률은 1/2정도로 높았지만 컴퓨터로 배정된 중학교도 같은 곳이 되었습니다.

10여 년 가까이 근처에서 지내면서, 간혹 다투고, 그리고 화해하면서, 그리고 서로 나름대로 경쟁하는 모습을 보면서..... 둘 사이가 관중과 포숙아처럼 영원한 우정을 간직하기를 바라는 것은 아빠의 지나친 욕심일까요?

(친구의 할아버지는 제가 어린 시절 여러 번 다니면서 치료를 받았던 내과 의사셨고, 아빠는 제 고등학교와 대학교 선배시니.... 참 여러모로 인연이라면 인연입니다.) (2001/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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