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먹어야 수능 점수 높다? - 두 번째 레슨

최 영 childpsy@drchoi.pe.kr


기사와 보도자료를 통해 시행된 연구의 상세한 내용을 아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위의 내용을 다룬 여러 개의 신문-방송기사와 보도자료를 종합해서 읽어본 필자도 이해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앞으로 이 연구가 보고서나 논문의 형태로 학술지 등에 발표가 된다면 좀더 자세히 알 수 있겠고, 필요하다면 연구 시행자와 직접 의사소통을 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특정한 연구의 "모든 것"을 신문이나 방송에서 다루는 것은 제한된 지면이나 방송시간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그 모든 내용을 일반 독자나 시청자를 위해 신문-방송에서 다룰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분야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매체라면 달라져야 하겠지요.

이 글은 이 보도나 연구 자체를 비판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유사한 건강관련 보도기사를 읽는 태도나 방식에 대한 아이디어를 다른 분들과 나누는데 목적이 있으므로... 실제의 연구를 좀더 알아보는 과정을 유보한 채, 글을 쓰고 있음을 밝힙니다.

Lesson 2. 연구 대상 바로 보기

2002년 들어서는 언론을 통해 대통령선거 출마 예상후보자들의 지지도가 심심치 않게 발표되곤 합니다. 대개는 남녀에 따라, 연령대에 따라, 지역별로... 어떻다라는 분석도 덧붙여지더군요. 그런 기사 중간에 설문에 대해 설명하면서 설문의 대상이 "무작위로 추출되었다"는 문구도 혹시 보신 적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설문 대상을 선정하는 이런 과정은, 가능한 설문조사 결과가 대통령선거 유권자 전체의 생각을 의미있게 나타낼 수 있도록 하려는 노력의 일환입니다. 특정 연령대의 유권자만을 대상으로, 남자 유권자만을 대상으로, 또는 특정 지역의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설문을 시행하면, 그 결과로 전체 유권자의 성향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은 이미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아침식사와 성적에 관한 이 연구는 대학 1,2년에 다니는 인터넷업체 daum의 네티즌을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 다음 예시한 몇가지 질문을 스스로 해보시기 바랍니다.

  • 대학 1, 2학년생들이 일반학생의 아침식사와 성적의 관계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대표적인 집단일까요? (초등학교부터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또는 그 이하나 이상의 공부하는 연령대는 다양합니다.)
  • 네티즌이 대학 1,2학년생들을 대표할 수 있을까요? (대학생들이 물론 컴퓨터나 인터넷 사용이 활발한 집단임에는 틀림없습니다만, 소위 네티즌이 아닌 대학생도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 daum을 이용하는 대학생들이 대학생 네티즌을 대표할 수 있을까요? (daum은 무료 이메일인 hanmail을 제공하는 업체로서 상당한 숫자가 가입되어 있을 것입니다만, 역시 네티즌의 전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 이 설문의 응답자들이 daum을 이용하는 대학 1,2년생을 대표할 수 있을까요? (daum을 사용하는 대학 1,2년생들 중에서 무작위로 선정되어 설문조사가 이루어졌는지를 보도자료만을 가지고 알 수 없습니다. 설문방식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루어 볼 예정입니다.)
  • 만약 설문조사 대상이 무작위로 선정되었다면, 응답을 한 학생들과 하지 않은 학생들 사이에 어떤 차이는 없을까요? 바꿔 말해 응답을 한 대학생들이 전체 설문조사 대상집단을 대표할 수 있을까요? (모든 설문조사에는 응하지 않는 대상이 있게 마련이며, 특히 인터넷을 통한 설문조사는 응답율이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뭔가 복잡하다고요? 그렇게 심각하게 읽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음으로 넘어가시죠.

"들기름 먹으면 머리 좋아진다" (동아일보 2002/04/18)라는 제목의 기사가 있었습니다. 제목만 읽은 독자들은 "들기름 먹으면 인간의 머리가 좋아진다"로 생각하게 마련입니다만... 이 연구의 대상은 "쥐"였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들기름 먹으면 쥐의 머리가 좋아진다"가 해당 연구를 통해 알 수 있는 최소한의 사실입니다. 인체 연구가 이루어진 후에야 비로소 인간의 머리가 좋아지는지 여부를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건강과 관련된 보도 중에는 독자로 하여금... 동물실험 결과를 사람에게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것처럼 오해하게 만드는 "함정"이 가끔(저는 자주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있습니다.

너무 길어지기 전에 마무리하겠습니다.

언론에 보도된 어떤 연구 결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연구대상이 "무엇" 또는 "누구"인가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Lesson 1의 말미에 제가 쓴 글을 다시 적어보겠습니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 아침을 꼭 먹자는 것에 필자도 동의합니다. 농촌을 살리기 위해... 가급적 쌀 소비를 늘리는 것에도 동의합니다. 하지만, "아침 먹으면 성적 좋아진다"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마지막 부분... "동의하지 않는" 몇가지 이유 중 하나가 "아침식사와 성적"에 관한 농촌진흥청 연구의 설문조사 "대상"이 가지는 제한점 때문입니다.

이제 세 번째 강의로 넘어가기로 합니다. => Lesson 3

- 처음 쓴 날 2002/07/10, 고쳐 쓴 날 2003/10/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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