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먹어야 수능 점수 높다? - 네 번째 레슨

최 영 childpsy@drchoi.pe.kr


지난 2번의 Lesson을 잠시 되돌아 볼까요?맛난 커피는 드셨습니까? Coffee Break가 생각보다 길어졌음을 양해 바랍니다. Lesson 4를 시작해보겠습니다.

Lesson 4. 상관관계와 인과관계 구별하기

먼저 한국일보(2002-07-04 15:50:57)에 실린 글 하나를 같이 읽어보기로 합니다.

[아줌마 일기] 황새와 신생아 (이덕규ㆍ자유기고가)

    유럽에 산업혁명이 일어나 도시화가 막 진행되고 있을 때의 이야기다. 사람들이 가만히 살펴보니 마을에 날아드는 황새가 늘어나면 집집마다 새로 태어나는 아기들의 숫자도 따라 늘어나는 것이었다. 앗, 그렇다면, 황새가 아기를 점지해 주는 서양의 삼신할멈?

    하지만 이 '황새와 신생아' 이야기는 '상관관계는 있지만 인과관계는 없는' 대표적인 논리적 오류로 꼽힌다.

    황새와 신생아 사이에는 도시의 크기라는 또 다른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도시가 커지면 굴뚝이 늘어나고 따뜻한 굴뚝 위에 둥지를 틀기 위해 황새가 많이 날아들게 된다. 큰 도시에 사람이 바글거리고, 아이들도 많이 태어날 것은 뻔한 이치다. 황새도, 아기도 도시화에 따라 늘어났을 뿐, 둘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전혀 없다는 얘기다.... (후략)

이 글을 읽으면서, 대략 제가 말하려고 하는 취지를 벌써 이해하신 분도 많으실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많은 연구 논문이나 연구결과를 보도하는 기사에서 이처럼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혼동하는 경우를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 사례 검토 (1) 코골이와 성적 -

지난 5월 "코골이가 학습능률을 떨어뜨린다"는 제목의 기사가 신문과 방송에 보도되었습니다. 성적이 높은 아이들과 성적이 낮은 아이들을 나누어, 각각의 집단에서 코를 고는 %의 차이를 비교한 연구였습니다. 성적이 높은 아이들의 10%에서, 그리고 성적이 낮은 아이들의 14%에서 코를 골더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일부 기사에서는 1.5배 차이가 났다고 보도되었습니다)

이 연구를 통해 코골이와 학습성취 사이에 어떤 연관성(상관관계)이 있음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둘 사이의 연관성에 다른 제 3의 요인(황새와 신생아에서의 도시화)이 관여하고 있는지는 이 연구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코골이 때문에 학습성취의 저하가 일어나는지 여부(인과관계)를 말하는 것은 성급하며, 잘못된 결론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상당수 기사들은 "황새와 신생아"의 오류를 범하고 있으며... 그 결과, 일반 독자나 시청자로 하여금 코를 골면 성적이 떨어진다는 인과관계를 주입시키고, 극단적으로 코를 골지 않게 하면 공부를 잘 하게 된다는 잘못된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 사례 검토 (2) 햄버거와 청소년 비행 -

최근, 햄버거 회사들이 소비자들에게 비만의 원인을 제공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을 들으셨습니까? 그 사건과 관련되어 주간동아 제345호에 '공/공/의/적/햄/버/거'라는 조금은 공격적인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소제목으로는 "인스턴트 식품이 아이들 폭력성 키운다"가 붙어있습니다. 기사 중의 한 부분을 읽어보시겠습니다.

    한국청소년연구소(이사장 박명윤·보건학 박사)가 2000년 11월 조사한 '비행청소년의 식생활에 관한 연구'를 보면 라면, 햄버거, 피자, 탄산음료 등 인스턴트 음식의 섭취량에서 일반청소년과 비행청소년들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즉 비행청소년들은 일반 청소년들에 비해 이와 같은 음식물을 2배 가량 많이 섭취하고 있었다. 박명윤 이사장은 “대량의 카페인, 당분, 방부제, 향료, 인공 착색료 등이 들어 있는 음식을 '정크 푸드'라고 하는데 특히 어린이들의 경우 이런 인공물질에 대한 신체 저항력이 불완전하므로 지속적으로 그런 음식을 섭취하면 주의력이 흩어지고, 욕구불만이 쌓여 폭력행동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의 부분을 중학교에 다니는 제 아들에게 읽어 보게 하고 의견을 들어보았습니다. 대답은 대략 이런 것입니다.

"비행청소년들은 보통 아이들에 비해 집에 잘 붙어있지 않고 밖으로 돌아다니니까.... 그래서 인스턴트 음식을 더 많이 먹는 것 아닌가요?"

다시 말해, 이 연구 결과는 비행청소년이 된 것이 먼저(원인)이고 그 뒤에 인스턴트 식품을 많이 먹게 된 것(결과)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앞에 인용한 주강동아 기사의 바로 뒷부분에 "한 차례 연구로 패스트푸드와 범죄행동과의 관계를 단정할 수는 없다."가 덧붙여 있습니다.

이 연구를 통해 비행청소년과 인스턴트 식품 섭취 사이에 어떤 연관성(상관관계)이 있는 것은 알 수 있지만, 인스턴트 식품 때문에 비행청소년이 된다는 결론(인과관계)을 내려버리는 것은 "황새와 신생아" 이야기와 일맥상통하는 것입니다.

- 마무리 -

너무 길어지면 지루해할 분도 계실 것이므로, 이제 마무리 해 보겠습니다.

이 Lesson에서 주 교재로 다루고 있는 농진청의 "네티즌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아침식사와 성적"에 관한 연구에서도.... 아침식사와 수능점수와의 상관관계는 알 수 있지만, "아침 먹어야 수능 점수 높다"는 식의 인과관계를 결론 지을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이 Lesson을 읽어보신 독자 여러분께서 건강관련 연구결과나 보도기사를 접하실 때. 더 이상 "황새와 신생아"의 오류를 범하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P.S.)

저의 Lesson을 듣고 난 후, 그렇다면 "코를 고는 것이 좋다는 말이냐?", "햄버거와 같은 인스턴트 식품이 건강에 해롭지 않다는 것이냐?" 또는 "수험생이 아침을 굶는 것에 찬성한다는 것이냐?" 식으로 반문하는 분이 없기를 바랍니다.

저도 코를 심하게 고는 것은 질병상태일 수 있으며, 지나친 인스턴트 식품 섭취는 해롭고, 아침식사는 가능한 먹어야 한다에 동의합니다. 이 Lesson은 그런 것들의 선악을 논하기 위함이 아니라,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혼동하지 말자!"는 취지로 이루어졌음을 다시 말씀드립니다.

자 이제 다음 강의로 넘어가 볼까요? => Lesson 5

- 처음 쓴 날 2002/07/31, 고쳐 쓴 날 2003/10/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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