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먹어야 수능 점수 높다? - 여섯 번째 레슨

최 영 childpsy@drchoi.pe.kr


지난 글들이 생각보다 길어지는 경향이 있어서, 이번에는 가능한 짧게 마무리하려 합니다. 인터넷 게시판에서는, 글이 길면 독자가 문서를 닫거나 빠져 나간다고들 하더군요. (^_^)

Lesson 6.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 방법적 회의 -

근대철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데카르트(Rene Descartes, 1596-1650)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I think, therefore I am ; 코기토, 에르고 숨 cogito, ergo sum)"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그의 유명한 책 "방법서설(Discourse on Method)"이란 제목은 다들 학창시절 한번쯤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데카르트가 주장하는 생각 방식의 하나가 방법적 회의(methodical doubt)입니다. 철학적인 논제에 대한 제 이해와 설명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백과사전의 일부분을 옮겨보겠습니다.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것은 모두 거짓으로 보고 전혀 의심할 수 없는, 절대적으로 확실한 것이 남는지의 여부를 살피는 태도를 말한다. 이것은 회의론(懷疑論)과는 달라서 모든 것을 거짓이라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진리를 얻는 방법으로서의 의지적 회의이며, 철저를 기해서 행해진다는 뜻에서 '과장된 회의'이다. (참고: 야후 백과사전)

뭔가 딱딱하다고요? 저도 그렇게 느낍니다. 이럴 때는 다음으로 넘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현재까지의 Lecture주제에 맞추어 데카르트의 주장을 대입해본다면 이렇게 말해볼 수 있겠습니다.

  • 신문 방송의 건강 관련 기사를 보고 들을 때, 처음부터 보도 내용을 100% 사실 또는 진실이라고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 앞의 Lecture에서 설명해왔던 내용들, 즉 누가 연구한 것인지, 어떻게 발표된 것인지, 연구 대상은 누구인지, 연구방법은 어떤 것인지, 연구 결과에서 나타난 상관관계가 인과관계로 잘못 해석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등등을 의심하고 회의하며... 기존의 다른 연구 결과에 대해 학습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 이 과정에서 한번쯤은 보도된 주장을 비판하는 입장에 서보는 것이 좋습니다.
  • 제 Lecture 내용에 대해서도 회의와 비판을 해보십시오.

- 덧붙이는 의견 -

"아침 먹어야 수능 점수 높다" 연구 자체에 대한 제 의견과 비평은 지난 Lecture에서 설명을 해 왔기 때문에 아침 식사와 학업성취에 대한 짧은 생각만 첨가하고자 합니다.

1. 아침을 굶는 것에 대한 연구결과는 다양합니다만, 비교적 공통적인 부분은 당사자의 기초적인 영양상태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영양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에서 아침식사를 하지 않는 것은 학업 수행에 의미있는 영향을 준다고 봅니다. 이런 점에서 영양결핍의 가능성이 높은... 낮은 사회경제적 환경의 소아나 청소년에게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제도의 도입이 필요합니다.

2. 아침 식사를 하는 것은 단기 기억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로 보아 아침식사가 단기 기억에 도움을 준다는 것을 "학습"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확대해석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Lecture 5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학습에는 기억력 이외에 수많은 인자들이 관여하기 때문입니다. Coffee Break에서 인용했던 논문 초록의 마지막 부분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Unless the school setting guarantees a minimum quality standard, the benefits of breakfast consumption will not be evident in performance in complex areas like language or maths.)

- 맺는 글 -

인터넷 게시판에서 이런 형식의 시리즈 글을 쓰는 것은 저에게는 첫 경험입니다. 지면과 형식의 제한, 그리고, 읽는 분들의 욕구나 이해 수준의 다양성을 동시에 수용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느꼈습니다.

다만, 여섯 번에 걸쳐서 말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수 있는 내용이...  앞으로 여러분들이 건강관련 연구에 대한 보도를 접할 때, 다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다른 주제의 글에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건강하세요.

- 처음 쓴 날 2002/09/03, 고쳐 쓴 날 2003/10/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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