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럼타는 아이

전남의대 정신과학교실 / 전남대학교병원 정신과 소아청소년 정신건강클리닉
최 영

2002년 10월 5일 광주전남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연구회 2002년 추계심포지엄에서 발표한 내용입니다. 개인적인 학습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을 원하시면 사전 허락을 받으셔야 합니다. (e-mail: childpsy@drchoi.pe.kr)


이해를 돕기 위한 사례들

(필자의 홈페이지 www.DrChoi.pe.kr 상담실에 올라온 글을 인용합니다. 전체적인 의미 전달에 지장을 주지 않는 한도에서 일부 내용을 가감하였습니다.)

[사례 1] 40개월 된 남자 아이의 엄마입니다.성격이 내성적인 편이나 엄마 앞에서는 활달하고 애교스럽지만 낯을 많이 가립니다. 설날에 부끄러워 세배를 전혀 못했어요. 그 전날 엄마 아빠 앞에서는 잘했거든요. 이번 유치원 재롱 잔치에서는 무용을 처음만 조금 하더니 앞에서 사진 찍은 고모와 눈이 마주치더니 아무 것도 않고 서 있기만 했어요. 이런 아이는 어떻게 성격 교정을 시킬 수 있을까 걱정이 됩니다.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사례 2] 만6세로 유치원 다니는 아들입니다. 아이들과 어울릴 때는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만 처음에는 적응이 빨리 안됩니다. 성격이 워낙 내성적이라 수줍음이 많고 유치원 선생님과 대화할 때도 거의 네라는 대답 외에는 웃음으로 얼버무리는 습관이 있습니다. 수업 도중 화장실 간다는 이야기를 못해서 옷에 대변을 본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집에 와서 엄마아빠와 이야기할 때도 쑥스러워서 눈을 마주보고 이야기를 하려 들지 않습니다. 자기표현이 잘 안돼서 끝까지 이야기를 못하고 엉뚱한 단어를 꺼내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주의력도 산만해서 밥 먹을 때도 가만히 있지 않고 움직이면서 먹곤 합니다. 학습은 다른 아이들에 비해 뒤 처지지는 않습니다. 습관을 고치기 위해서 웅변학원을 보내 보고 집에서도 여러 대화를 많이 시도 해보고 주말이면 아이들과 거의 어울려서 시간을 보냅니다. 일부러 교회도 보냅니다. 사람들과 어울리도록 하기 위해서요. 저희 입장에서는 노력을 한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노력이 부족한지 그대로인 것 같습니다.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교육 방법을 알려 주세요.

[사례 3] 6살 된 딸을 둔 엄마에요. 집에서는, 언니와 얘기도 잘 하고 놀기도 잘 하는데, 다른 사람이 말을 걸면, 대답 정도만 하고,목소리는 아주 작게 대답을 해요. "왜,그렇게 작게 대답을 하니?" 라고 물어 보면 목소리가 목에서 크게 나오지 않는다고 해요. 크게 말을 하고 싶어도, 쑥스럽다고 하면서, 말을 잘 안하는 편이에요. 어떻게 하면, 자신감 있게 키울 수 있을까요?

[사례 4]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남자아이의 엄마입니다. 지난번 체육대회 때 학교를 방문하였는데 같은 반 아이들이 **는 말을 못하느냐고 묻더군요. 알고 보니까 학교에서는 거의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담임 선생님의 말씀도 **가 필요한 말은 하지만 스스로 이야기하거나 하는 일은 없답니다. 집에서는 놀기도 잘하고 말도 잘하는 편입니다. 한가지 자기가 필요한 것을 이야기하기를 두려워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특별한 요구를 할 때는 목소리가 작아지는 경향도 있고, 아예 이야기하기를 꺼려하는 경우도 간혹 있습니다. 그럴 때면 큰소리로 이야기하면 들어주겠다고도 하고 타이르기도 하고 때론 무시하기도 합니다. 분명한 사실은 자기의 말고 의사를 표현하기를 아주 두려워 하고 있습니다. 수줍음이 지나치다고 할까요?

[사례 5]초등학교 교사입니다. 말을 안하는 6학년 여자 아이가 있습니다. 대답도 않습니다. 노래를 같이 부를 때도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집에서는 누구와도 말을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학교에서나, 성당에서도 말을 한마디도 안합니다. 전화는 받는다고 해서 몇 번 하였습니다. 부모님이 바꿔줘서 받았는데 "여보세요" 작은 소리로 받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저 혼자 이야기해야 합니다. 놀이는 조금 합니다. 공을 주고 받는다든지, 오목을 둔다든지 소극적이지는 하지만 즐거운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친구들이 웃기면 따라 소리내지 않고 웃습니다. 1대1로 조금 편한 친구와는 말을 조금 하는 것 같습니다. 이름을 부르면 돌아보면서 잘 듣습니다. 시키는 일은 그냥 합니다.학교에서 말을 안하게 된 것을 안 것은 아마 2, 3학년 때부터라고 부모님은 이야기합니다. 부모님도 집에서는 말을 하니 학교에서나 다른 데서도 당연히 말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서 혼내기도 많이 한답니다. 집에서는 말을 하는데 학교에서는 말을 안하다 보니 제 책임이 큰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말을 하는 것 자체가 굉장한 부담으로 느끼는가 봅니다. 입을 열어서 소리 내는 것 자체가... “**아. 집에서도 하니까 학교에서도 이야기할 수 있어. 처음에 너무 힘들어서 그렇지. 한 번 하게 되면 힘들지 않아. 한번 해봐. 하게 될거야.”라고 여러 번 해 줬습니다. **와 친하져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남아서 이야기도 하고 놀기도 조금 했었는데 끈기 있게 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부끄럼, 왜 문제가 되는가?

부끄럼이나 수줍음을 타는 아이들은 겁이 많고, 쉽게 놀라며, 의심이 많고, 숫기가 없으며, 신중하고, 내성적이며, 매사에 망설임이 많습니다. 사회적 상황에서 스스로 또는 자발적으로 행동을 취하지 않고, 조용하며, 작게 말하고, 눈을 마주치는 것을 피합니다. 다른 사람의 눈에는 둔하고, 따분한 아이로 비치게 됩니다.

부끄럼이 많은 아이들은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적기 때문에, 집단에서 눈에 띄지 않기도 합니다. 어렵게 생각되는 상황에서 처하게 되면, 대개 위축되고 그 상황을 피하려고 합니다. 학령전기나 학령기 아이들의 경우, 또래와의 활동에 참여하는데 힘이 듭니다.

대개 남의 이목을 의식하고, 의사소통을 잘하지 못하고, 자기 스스로에 대해 잘 표현하지 못합니다. 마음속의 불편감과, 불안 증상을 경험하고 안절부절 못해져서 사회적 상황을 떠나고 싶어합니다. 열등감을 느끼고, 남들이 자신을 좋지 않게 생각할 것으로 믿으며, 사회적 상황에 노출되면 다시 아주 나쁜 경험을 하고 말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타인의 부정적인 평가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허둥지둥하고 서툰 행동을 하며 말을 더듬기도 합니다.

부끄럼타는 아이들은 대개 사회기술도 부족합니다.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표현이 적고 대화를 주고받지 못하며,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이나 배려를 나타내지 않습니다. 낯선 사람을 만나거나 새로운 경험을 즐기는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결과적으로, 교사나 또래로부터 칭찬이나 관심을 적게 받게 됩니다.

요약하자면, 안전감과 편안한 느낌을 가지지 못한 아이들은 낯선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일을 할 수 없으며, 자신감이 부족합니다. 당혹스런 감정을 피하려하고 자신에게만 몰두해있기 때문에, 주변 상황에 대해 무관심하고, 이런 두려운 태도 때문에 사회적인 기술을 익히고 연습하지 못합니다. 부끄럼 때문에 사회성 연습을 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지 못하는 것이 또다시 부끄럼을 강화시키기 되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지나친 부끄럼은 사회적 적응 능력을 떨어뜨리고 친구관계를 방해하며 아이의 자존심을 저하시킵니다. 어떤 연구에 따르면 극도의 부끄럼이나 수줍음은 성인이 되어 결혼 상대자를 만나고 유지하고, 좋은 직장을 찾고 유지하는데도 문제를 일으킨다고 합니다.

부모와 교사는 아이의 사회화 과정에서 만나는 초기의 대상으로, 아이로 하여금 부끄럼을 극복하는 방법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으므로, 부끄럼 또는 수줍음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발달과정에서 나타나는 부끄럼

정상적인 발달 과정에서의 부끄럼은 생후 5-6개월에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처음 나타나는 사회 불안 반응은 어린아이가 생후 6-20개월 사이에 낯선 사람을 보면 놀라고 우는 모습을 보이는 '낯가림(외인불안 stranger anxiety)'입니다. 대개 이 시기가 지나면 낯선 사람에 대한 불안은 줄어들지만, 이 시기가 지나서도 지나친 공포를 나타내는 아이들은 지속적으로 수줍음과 위축을 나타내기 쉽습니다. (☞ 유아의 발달)

수줍음과 사회공포증

수줍음 또는 부끄럼은 비교적 정상적인 범위 안에서 남들 앞에 잘 나서지 않고 소극적이며, 부끄럼을 잘 타는 성격을 지칭할 때 흔히 쓰는 말입니다. 사람들 앞에 나설 때 부정적인 평가를 두려워하며, 낯붉힘, 심장박동의 증가, 근육의 긴장, 땀흘림 등 신체적인 변화가 일어난다는 점에서 수줍음이 많은 사람과 사회공포증을 나타내는 사람들 사이에는 유사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공포증을 가진 사람은 단순히 수줍음이 많은 사람에 비해 생활에 지장을 훨씬 더 많이 받고 회피행동을 더 많이 나타냅니다. 수줍음이 많은 사람들 중에는 사회공포증에 해당되는 사례들이 상당수 있습니다. 학령전기 또는 학령기 아동의 경우 사회공포증의 한 형태인 선택적 함구증(selective mutism)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부끄럼 타는 아이, 얼마나 많을까?

상황에 따라 일시적인 부끄럼을 타는 아이들은 많습니다.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는가에 따라 다르지만, 작게 잡아도 아이들의 약 15%정도가 부끄럼을 탄다고 봅니다. 학령기 아동의 30-40%가 자신이 부끄럼을 탄다고 느끼며, 청소년기에는 더 늘어나서 여중생의 60%, 남중생의 48%정도가 스스로를 부끄럼을 탄다고 평가합니다. 미국의 경우 10대와 성인의 40%정도가 자신 스스로를 부끄럼을 타며, 그 수줍음 때문에 타인과의 만족스러운 관계를 맺기 어렵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왜 부끄러워할까?

1. 불안정한 느낌

  • 과잉보호 : 과잉보호를 받은 아이들은 대개 활동이 적고 의존적입니다. 모험의 기회가 제한되기 때문에 조용하고 수동적이며 부끄럼을 타게 됩니다. 환경이나 타인을 효과적으로 다루고 대처하는 기술을 배울 기회가 박탈됩니다. 부모들은 아이가 자신을 보살피지 못하므로 모든 위험으로부터 계속 아이를 보호해주고 보살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두려움을 느끼는 부모와 죄책감이 많은 부모들은 아이를 과잉보호하게 됩니다.
  • 무관심 : 일부 부모들은 양육에 무관심합니다. 정말 아이에게 관심이 없어서 일 수도 있고, 일부는 독립성을 키워준다는 믿음 때문에 그럴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독립심을 키워주기 보다는 아이의 자신감이 부족하게 되어 오히려 부끄럼을 강화시킬 수 있습니다.
  • 비판적인 태도 : 어른들로부터 부정적인 반응을 자주 경험한 아이들은 망설임이 많고 확신이 없어지며 부끄럼을 타게 됩니다. 부모 자신이 키워진 방식대로 비판하는 경우도 있고, 어떤 부모는 비판이야말로 아이에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가르치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나친 비판은 두려움이 많고 부끄럼타는 아이를 만들게 마련입니다.
  • 놀림 : 부모나 형제가 아이의 회피적인 행동을 습관적으로 놀리기도 합니다. 아이는 이런 놀림을 피하기 위해서 또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게 됩니다. 이런 아이들은 평가받는 것, 거부당하는 것, 당황하게 되는 것에 대해 민감해집니다.
  • 일관성의 부족 : 부모가 너무 엄격했다가 지나치게 관대해지거나, 어떤 때는 아주 자상했다가 반대로 무관심해지는 방식으로 행동한다면, 아이는 안정감이 없어지고 앞으로의 일에 대한 확신을 할 수 없게 됩니다. 이런 아이들은 대개 가정과 학교에서 동시에 부끄럼을 타게 됩니다. 특히 가정 안에서만 수줍어한다면 양육에서의 일관성 결여를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 위협 : 반복적으로 벌을 주고 사랑을 주지 않겠다는 위협을 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두려움과 겁을 느끼게 됩니다. 이런 위협을 피하는 수단으로 아무 것도 하지 않으려 하게 되고 방어적이 되며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않습니다.
  • 교사의 귀염둥이 : 부끄럼타는 아이들은 교사에게 의존적이 됩니다. 이런 아이를 교사는 더 잘 보살펴주게 되고, 이 아이들은 다른 또래들에게 놀림감이 됩니다. 그래서 어른에게는 의존적인 모습과 또래에게는 부끄럼타는 모습이 발생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습니다.

2. 스스로에게 붙인 딱지 : 아이 스스로가 자신은 부끄럼과 수줍음이 많다고 간주하게 되면 매사에 자기를 비판하는 눈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나는 성격이 원래 그래"라고 생각하여 열등감을 느끼고, 그 열등함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대인관계를 피합니다. 이 열등감은 자기 주장을 못하게 합니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말할 수 없어. 다른 사람이 나를 싫어 할거야.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나아" 등의 생각에 사로잡힙니다.

3. 타고난 기질 : 어떤 아이들은 출생 직후부터 부끄럼이 많은 것처럼 보입니다. 대개 체질적으로 또는 유전적으로 타고난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이 외향적이고 활동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부모를 만나면, 사회성을 키워주려는 부모의 강압적인 태도와 맞물려 계속적이 갈등이 초래될 수 있습니다. (☞ 기질)

4. 학습된 행동 : 부끄럼이 많고 조용한 부모에 의해 양육되는 아이들은 부모의 그런 행동을 보고 배웁니다. 사회적인 접촉 자체가 줄어들고 다른 사람들에 대한 말도 부정적인 방식으로 듣게 됩니다. 부끄럼이 없는 부모들도 다른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아이 앞에서 자주 하게 되면, 아이에게 다른 사람에 대한 두려움과 불신이 주입됩니다.

5. 신체적 또는 심리적인 약점 : 눈에 띄는 신체적인 차이나 약점을 가진 경우 자의식이 높고 부끄럼이 많아질 수 있습니다. 남들이 자신을 바라보거나 말을 걸지 못하도록 대인관계를 피하게 됩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학습장애언어장애도 사회적인 위축을 초래하게 됩니다.

어떻게 부끄럼을 예방할 수 있을까?

1. 사회화를 격려하고 보상해줍니다.

어린 나이부터 가능한 또래와의 즐겁고 유쾌한 경험을 제공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한 명 이상의 또래와 함께 하는 여행은 특별한 즐거움이 됩니다. 잘 대화하고 잘 놀면 미소를 보여주고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를 칭찬해줍니다. 가능한 아이들을 장시간에 걸쳐 혼자 놔두어서는 안됩니다. 혼자 오랜 시간 TV를 보는 것은 해롭습니다.

나이에 적절한 사회적 매너를 가르쳐줍니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시범을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순서를 지키는 것, 게임의 선택을 상대방에게 양보하는 것, 리더 역할을 상대방에서 넘겨주는 것 등이 얼마나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하는지를 가르쳐 줍니다.

2. 자신감과 자연스러움을 격려해줍니다.

사람은 완벽하거나 남과 다르게 행동할 필요는 없습니다. "너는 너다"를 강조하고 편안하고 솔직하게 대화해줍니다. 아이가 말하고, 놀 때는 자유를 줍니다. 어떤 사람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고, 자신도 모든 사람을 좋아해야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 가정 안에서의 스트레스나 갈등도 피하는 것보다는, 마주치고 다루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부끄럼에 대해 화를 내거나, 관심을 지나치게 주거나, 귀엽다는 식으로 대해서 부정적인 행동을 강화해주어서는 안됩니다. 과잉보호를 피하고, "안돼" "그만" 등의 말을 줄여야 합니다. 부모가 아이의 모든 것을 결정해주거나, 지나친 엄격함, 과도한 기대를 가지는 것 등은 아이의 자신감을 해치므로 피해야 합니다. 아이의 장점과 성취를 자주 언급해주고 칭찬해줍니다.

3. 숙달과 기술의 발달을 격려해줍니다.

아이들의 자신감은 주어진 과제를 효과적으로 성취할 수 있을 때 높아집니다. 주어지는 과제가 자신의 능력보다 약간 어려울 때 성공적인 느낌을 자주 가지게 됩니다. 아이가 원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찾고 시도할 수 있도록 격려해줍니다. 또래가 가지는 가치를 가르쳐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운동, 음악, 춤 등을 잘 하는 아이일수록 자신감이 있고 또래와 잘 어울립니다.

4. 따뜻하고 수용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줍니다.

사랑과 관심은 많을수록 좋습니다. 아이가 자신의 선택에 따라 "싫다"고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허용해줍니다. 아이들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아이 자신이 비록 부모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았을지라도 수용되고 있다는 느낌을 주어야 합니다. "조건 없는 긍정적인 보상"을 경험한 아이일수록 사랑 받는 느낌과 안정감이 생겨납니다. 가족에 대한 소속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고, 도움과 제안은 섬세하고 자유스럽게 제공되어야 합니다.

부끄럼 타는 아이, 어떻게 도와줄까?

부모와 교사는 중용(中庸)을 지켜야 합니다. 두 가지 극단, 즉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도록 강요하는 것과 모든 불편한 만남을 피하게 하는 것 사이의 중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나 교사가 할 일은 아이들이 점차적으로 사회활동을 늘리게 도와주는 것, 그러면서도 매우 심하고 커다란 두려움이 생길 정도로는 강요하지 않는 것입니다.

1. 과잉보호하지 않습니다 : 적절한 정도로 좌절과 스트레스를 주는 경험을 하도록 허용해주십시오. 부모의 정서적인 지지와 새로운 사물, 사람, 장소에 대한 점진적인 노출을 통해 아이 스스로 새로운 것에 대한 예민함을 극복하는 것을 배울 수 있도록 해줍니다.

2. 부끄럼타는 기질 자체를 존중해줍니다 : 아이의 특성을 변화시키는 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억지로 바꾸려는 강압적인 부모의 태도는 해롭습니다.

3. 부끄럼타는 것 때문에 발생하는 또래의 놀림을 잘 다스리도록 도와주십시오.

4. 친구 사귀기를 도와줍니다 : 한두 명의 또래를 가정에 초대해서 안정감을 느끼는 상태에서 또래와 사귀도록 해줍니다. 조금 어린 아이들과 어울리도록 해주는 것도 좋습니다.

5. 새로운 경험에 대해 미리 준비를 시켜줍니다 : 유치원이나 학교 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아이를 데리고 같이 방문해봅시다. 발표를 할 때, 생일파티에 갈 때 등 미리 마음의 준비와 연습을 시켜줍니다.

6. 사회적 기술을 가르쳐줍니다 : 부모와 교사는 아이로 하여금 사회적 기술을 단계적으로 배우고 적용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어야 합니다. 학령기 아동의 경우 관련된 일기를 쓰도록 해주고, 아이들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해줍니다. 부모나 교사가 효과적인 대화를 가르쳐주고 시범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 가르치기 - 사람과 사귀는 법, 대화하는 법을 가르쳐 줍니다. "안녕"이라고 말하기, 미소짓기, 고개 끄덕이기, 눈 마주치기 등의 중요성을 가르쳐주고, 다른 사람이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한 정보를 준비시켜 줍니다. 특히 대화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남의 말 듣기"가 핵심이 됩니다. 또래와 잘 노는 아이는 "나랑 놀래?" 또는 "무슨 놀이하고 있니?"라고 말하고, 잘 놀지 못하는 아이는 "나도 같이 놀 거야"라고 말한다고 합니다.
  • 피드백 주기 - 아이들이 자신의 발전에 대해 알 수 있도록 구체적이되, 비판하지 않는 태도로 평가를 해줍니다.
  • 연습하기 - 역할 놀이가 주된 방법입니다. 마치 드라마처럼 이런 저런 상황에서 "무엇이라 말하겠니?" "어떻게 행동하겠니?"를 실제로 연습하는 것입니다. 이때 자발성을 존중하고, 새롭고 보다 더 나은 방법을 직접 경험하도록 해줍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왕" 이나 "여왕"의 역할을 해보거나, 마치 "인기 있는 또래"의 역할을 해보도록 격려해 주는 것도 요령입니다. 역할 바꾸기도 중요합니다. 부모가 아이의 역할을 하면서 또 다른 방식의 행동을 실연해 보이는 것입니다. 아이가 잘 하지 못하면 부모나 교사가 속삭이는 말로 도움말을 해줍니다. 만 9세 미만의 아이들은 인형을 이용해도 좋습니다.
  • 모델링 - 어떻게 행동할지 직접 시범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부모나 교사 자신이 효과적인 기술의 모범이 되어줍니다.

7. 바람직한 행동에 대해 칭찬과 보상을 해줍니다 : 어린 아이들은 두려운 상황을 직면했을 때 나타나는 단기간의 불안이 장기적으로는 이익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부모나 교사가 동기를 유발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양한 성취에 대한 상을 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스티커를 몇 장 모으면 작은 상이나 특별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고, 목표를 달성했을 때 별 스티커를 붙여주는 것 등이다. 상을 주는 과정에서 아이의 긍정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놀이터에서 다른 아이에게 접근하고, 다른 아이를 집에 초대하고, 방과 후 특별활동에 참석하는 것을 칭찬하십시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작은 것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말을 못하더라도, 단순히 어른과 가까이 있는 것, 눈 마주침을 오래하는 것에도 상을 주어야 합니다.

8. 부끄럼의 민감성을 단계적으로 줄여줍니다 : 특정한 상황을 상상하기, 편안하게 느끼는 아이 자신의 방에서 실습하기, 거울을 보고 자신을 소개하고 특정한 대화에 대해 연습하기 등에서 시작해서 다른 사람에게 "안녕"이라고 말하기 등으로 점차 두려워하는 상황으로 옮겨갑니다. 다른 아이 한 명을 초대하고 집에 방문하도록 하고, 나중에 그 아이와 다른 아이의 집에 가도록 합니다. 다음에는 여러 명이 있는 상황에서 그 아이가 잘 할 수 있는 과제를 부여해줍니다.

9. 자기 주장을 격려합니다 : 아이가 원하는 것을 터놓고 말한 수 있도록 가르칩니다. 특히 "싫다"는 것을 말하도록 가르칩니다. 자기 주장은 자신의 "권리"임을 가르쳐줍니다. 이때 자신보다 어린아이의 숙제를 도와주거나 같이 놀도록 해주는 것도 좋습니다. 역시 어떻게 자신의 주장을 하는지를 역할 놀이를 통해 가르쳐줄 수 있습니다.

10. 성인의 감독아래 이루어지는 놀이나 집단 기술 훈련에 참여시킵니다 : 부끄럼 타는 아이가 집단활동에 참여하는 경우 자연스럽게 상호작용이 일어나게 마련입니다. 이때 그룹의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므로, 리더에게 아이의 특성에 대해 미리 말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음악, 체육, 만들기 등의 집단 활동도 도움이 됩니다.

11. 긍정적인 혼잣말을 가르쳐줍니다 : "나는 부끄럼 탄다"는 딱지가 문제가 됩니다. 부끄럼타는 것은 "사람"이 그런 것이 아니라 "행동"이 그렇다는 것을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나는 머리가 나빠. 다른 아이들이 나보다 아는 게 많아", "소용없어. 나는 부끄럼을 타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걸 수 없어", "누가 나같이 따분하고 멍청한 아이를 좋아하겠어?", "내가 말하면 남들은 내가 얼마나 멍청한지 눈치채게 될 거야, 남들이 웃고 말걸"을 "나는 괜찮아. 나도 친구들만큼은 잘 알고 있지", "다른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나는 내 생각을 말 할거야", "남들이 웃어도 끝까지 말 할거야"로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부모와 교사는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불합리한 생각, 즉 완벽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100% 인정받고, 비판을 견뎌낼 수 없다는 믿음을 고쳐주어야 합니다.

지도 과정에서 유의사항

1. 기회는 주지만 강요하지 않습니다.

백화점에 데리고 가고 놀이터에 데리고 가는 식으로 기회는 부여하지만 다른 아이들과 놀라고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이때 아이가 부모에게 매달리는 것은 받아들여주지 않고 무시하지만, 등을 떼밀지는 않는 것이 필요합니다.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에 대한 무관심, 그리고 바람직한 행동을 했을 때 칭찬과 상이 주어지는 것이 원칙입니다.

2. 잔소리를 하지 않습니다.

한번 이상 지시를 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필요합니다. "삼촌에게 인사를 해라", 그리고 따르지 않는 경우 한번 정도 "삼촌에게 인사를 꼭 해야 한다" 정도로 말해줍니다. 그래도 말을 듣지 않는다면 특별한 혜택과 권리를 박탈하는 방식으로 대가를 경험하게 해줍니다.

참고문헌

  • 권정혜, 이정윤, 조선미 (1998) : 사회공포증의 인지치료 - 수줍음도 지나치면 병. 학지사.
  • 오동재, 오강섭 옮김(2001) : 사회공포증의 이해와 극복하는 방법. 하나의학사
  • American Academy of Child & Adolescent Psychiatry (1998) : Your Child - What every parent needs to know about child development from birth to preadolescence. HarperCollins Publishers, Inc.
  • Parker S & Zuckerman B (1995) : Behavioral and Developmental Pediatrics. Little, Brown and Company.
  • Rapee RM, Spence SH, Cobham V & Wignall A (2000) : Helping Your Anxious Child, A Step-by-Step Guide for Parents. New Harbinger Publications, Inc.
  • Schaefer CE & Millman HL (1994) : How to help children with common problems. Jason Aronson, I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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