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태어났어요

최영 정신과/학습증진센터 최 영


이해를 돕기 위한 사례들

(필자의 홈페이지 www.DrChoi.pe.kr 상담실에 올라온 글을 인용합니다. 전체적인 의미 전달에 지장을 주지 않는 한도에서 일부 내용을 가감하였습니다.)

[사례 1] 21개월 된 남자아기를 키우고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낯도 안 가리고 잘 웃고 잘 먹고 잘 놀고 잘 자는 아주 활발한 아기입니다. 그러나 얼마 전 동생을 보았습니다. 지금 2개월 조금 지났는데 이런 것이 아우 타는 것이라고 들 하지만 전 걱정이 앞서고 제가 먼저 지쳐서 피해버리고만 싶습니다. 무조건 아니라고만 하며 반항합니다. 오전에 놀이방을 가는데 나가는 것만 좋아하고 집에 들어올 때는 한바탕 전쟁을 치루다 못해 집을 들었다 놓을 정도입니다. 결국 매를 맞아야만 간신히 집에 들어오며, 먹는 것도 주체를 못할 정도로 달라고 하고 기저귀도 안 갈려고 하고 옷도 벗으면 안 입으려고 하는 등 모든 일에 대해 반항만 합니다. 그래서 둘째 아이는 신경도 못쓰는 현실입니다. 저의 걱정은 이것이 그저 지나가는 증상이겠지만 그래도 혹시 크도록 계속 그러거나, 엄마에게 야단을 자주 맞아 성격형성이 잘못 되지는 않을런지, 아이를 때리고 나면 죄책감과 미안함이 반복되어 저도 신경이 날카로워 져서 아주 작은 일에도 매우 민감해져 있습니다.

[사례 2] 저희 아이는 25개월 된 남아이고 6개월 된 남자 동생이 있습니다. 동생이 태어나고 1개월 후쯤 과격한 행동을 보이고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큰아이의 행동은 저를 너무 힘들게 합니다. 아무리 철모르는 아이지만 너무 말도 안 듣고 먹는 것만 달라고 하루종일 조르고 업어 달라고만 합니다. 오전엔 놀이방을 갔다 오는데 오후에 와서 자기 전까지 이렇게 하니까 간혹 아이아빠가 출장이라도 가면 저는 정말 죽을 맛입니다. 그래서 칭찬도 해보고 아이를 많이 때리기도 하고 죄책감과 후회도 들고 제가 돌아버릴 것만 같습니다.

대소변도 다른 아이들은 더 작은 아이들도 잘 가리는데 제 아이는 훈련을 시키려고 해도 조금도 협조가 안되요. 물론 그것은 아이마다 다르고 좀 늦어도 다 한다고 하니까 그렇다고 해도 너무 산만하고 극성스러워요. 남자아이 둘 키우면 엄마가 무지막지해진다고 하며 남들은 안쓰러워 하지만 저는 이 아이가 혹시 저의 야단이나 매 때문에 성격이 잘못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되고요. 어떨 땐 아이가 살살 눈치도 보는데 대부분은 매를 들어도 그때뿐이고 금방 또 그러곤 해요. 아이가 먹는 것을 너무 찾는 것도(그러니까 항상 설사를 하거나 대변횟수가 많습니다)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어서는 아닌지요(밥이나 우유도 많이 먹어서 항상 배가 불룩한데도요) 그리고 동생도 장난감이나 손으로 머리를 마구 때리고 깔고 앉고 그 위에서 뒹굴고 하는데 정상적인 것인지 자기가 맞은 것을 그대로 하는 것인지요. 동생이 형의 그런 행동을 보고 배울까봐 걱정도 됩니다. 말도 엄마 아빠 정도와 쉬 정도밖에는 못하는데 이것이 지금의 상황과 연관된 것은 아닌지요.

들어가기

아이와 엄마, 아빠는 각자 새로운 아기의 탄생에 대해 서로 다른 느낌을 가지게 마련입니다. 대개의 부모에게 새로운 아이의 출현은 경이롭고 즐거운 경험입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거나, 육아에 지쳐 있는 경우는 예외겠지요. 동생의 탄생을 지켜보는 아이 역시 행복을 느낄 수도 있지만, 동시에 질투심을 가지는 것도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므로, 큰 아이를 배려해야 하는 부모 입장에서는 아기의 탄생을 바라보는 큰 아이의 관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동생을 본 아이들의 관점

갓난 아기는 잠자고 먹는 것만으로도 어른들의 모든 관심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자신이 독차지했던 어른들의 사랑을 빼앗는 존재가 됩니다. 조금 커서는 자신의 장난감을 빼앗고, 노는 것을 훼방놓고....이런 동생은 자신을 귀찮게 하고 괴롭히는 존재입니다. 지금까지 받아오던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빼앗아가고 자신을 귀찮게 하는 동생은 일종의 "적"일 수 있으므로, 그 "적"에게 빼앗긴 사랑을 다시 찾아오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런 일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의 반응은 몇 가지로 나뉩니다. 일부는 가정을 벗어나 바깥으로 돌고 자기 주장이 강해지기도 하며, 일부는 어린 양(소위 퇴행)이 심해져서 젖병을 달라고 하거나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게 되기도 합니다. 또는 잘 걸어 다니던 아이들이 갑자기 기어다니기도 합니다. 공격적이고 난폭해져서 동생을 몰래 꼬집고 때리거나 못살게 굴기도 하며, 어떤 경우는 엄마의 치마폭에서 전혀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쟁심, 질투심은 나이가 들어갈 수록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늘어난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일시적 이런 모습을 성급하게 문제행동으로 간주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카인과 아벨 - 형제간 라이벌 의식의 뿌리

모든 아이들은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원합니다. 간절히 소망한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수도 있겠습니다. 동생이 태어난다는 것은, 아이의 안정감과 독점 상태에 대한 위협이 됩니다. 부모들은 대개 형제를 공평하게 대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두 아이에게 자신이 가진 사랑과 관심을 골고루 나누어주려 할 것입니다. 어쩌면 당연한 이런 부모의 모습이 아이에게는 질투와 분노, 그리고 버림받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이런 부정적인 감정은 동생에 대한 사랑과 우애의 감정과 동시에 뒤섞여서 존재합니다. 처음에는 부모의 사랑을 향한 계속적인 투쟁에 몰두하던 큰 아이들이, 점차 자라면서 동생의 가장 소중한 친구, 후원자, 스승, 교사이자 역할 모델로서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언제 동생을 보는 것이 좋을까?

만 5살 이후에 경험하는 동생의 출산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적어도 아이 입장에서 새로운 갓난아기가 태어나는 것을 환영하는 말 그대로 이상적인 시점은 없습니다.

적어도 처음에는 갓난아이의 형이나 누나는 아기와 같이 놀거나 동료관계를 맺기보다는 아기를 원하지 않는 "간섭자"로 여길 것입니다. 다시 한번 아이의 관점에서 생각해봅시다. 갓난 동생은 하루 종일 잠자고 먹기만 하는데, 부모의 모든 관심을 독점합니다. 조금 나이가 들면 동생은 형과 누나의 장난감을 쫓아 다니기 시작합니다. 큰 아이가 쌓아놓은 블록을 차 버리거나, 장난감을 어질러 놓으며, 좋아하는 인형을 갖고 기어 다니고, 귀찮게 졸졸 따라 다니는 등... 큰 아이의 놀이와 일상생활을 방해합니다. 그래서 동생에 대한 화를 표현하는 아이들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많은 부모들이 가장 적절한 시기에 동생을 낳음으로써 큰 아이의 심리적 충격을 덜어주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자녀가 동생에 대한 감정을 잘 다룰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나이가 언제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어차피 아이는 자신의 나이에 관계없이 동생에 대한 강렬한 느낌을 갖게 마련입니다.

따라서 아이의 나이를 기준으로 하기보다는, 부모가 아이의 그런 모습들을 적절히 처리할 수 있다고 느낄 때 동생을 갖기로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를 위한 출산준비

새로 태어날 아기를 위해 출산준비물을 챙기는 부모는 많지만, 정작 큰 아이의 마음 준비를 시켜주는 부모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 아이로 하여금 동생의 출현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시켜줍니다. 이 준비는 아이의 나이를 감안해서 이루어져야 마땅합니다. 출산예정일을 달력에 표시하는 등의 방식도 좋습니다.
  • 산전 진찰을 위한 병원 방문시에 아이를 같이 데리고 다니거나, 그 과정에서 찍은 태아의 초음파 사진을 보여줍니다.
  • 흉내내기와 역할놀이는 큰 아이의 감정 표현과 적응을 도와줄 수 있습니다. 임신 중 또는 출산 직후 아기 인형을 선물해서 그 인형을 돌보는 경험을 시켜주는 것도 좋습니다.
  • 갓 태어난 아이의 모습과 생활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줍니다. 아기들은 말하거나 걷거나 같이 놀 수 없다는 것, 상당 기간동안은 계속 잠자고 자주 울고, 먹기만 할 것이라는 등의 실제적인 정보를 제공합니다.
  • 지나치게 많이 준비 시켜줄 필요는 없습니다.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동생에 대해 끊임없이 말하는 것은 아이 입장에서는 따분한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 분만 예정일 수 주 전에 분만에 대한 부모의 계획을 아이와 충분히 상의합니다.
  • 큰 아이의 관심을 부모이외의 다른 곳으로 옮겨주므로써, 큰 아이가 더 많은 독립심을 기를 기회로 삼아줍니다. 자녀는 본질적으로 더 성장하려는 욕구가 있으며, 동생을 통해 가족 내에서 자신이 어른임을 확인하게 되기 때문에, 자녀는 동생을 잘 도와주려고 노력할 수도 있습니다.

부모의 기본적인 전략

동생의 탄생을 쉽게 받아들이고 형제간의 극단적인 경쟁을 줄여주기 위해 부모가 사용해 볼만한 전략들을 소개합니다.

  • 부모 스스로가 자신이 형제들에 대해 느꼈던 감정들을 되 돌이켜 봅니다. 적을 알기 전에 나를 아는 것이 전쟁의 기본 전략입니다.
  • 아이들을 결코 비교해서는 안됩니다. 비교는 경쟁과 질투의 씨앗이기 때문입니다.
  • 큰 아이의 아기 때 사진 앨범을 같이 보면서, 자신도 태어났을 때 똑같은 방식으로 키워졌음을 알려주십시오.
  • 아이의 출산무렵에는 가능한 이사나 양육자의 변화와 같은 가족생활의 큰 변동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 사건 자체가 아이에게 더 큰 스트레스가 되며, 이 스트레스는 동생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 벌과 새와 같은 동물 이야기를 그림 또는 동화책을 사용해서 들려주고 대화해보십시오.
  • 동생에 대한 경쟁자로서 보다는 양육에 도움을 주는 "참여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십시오.
  • 출산 후에는 많은 선물이 들어오게 마련입니다. 친지로부터 이런 선물을 주고받는 것은 큰 아이가 없는 곳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좋습니다.

동생을 본 아이의 문제 행동지도

  • 부모 자신의 육아 스트레스를 잘 관리합니다. (☞ 부모의 양육스트레스 극복하기)
  • 아이의 시기별 발달 특성을 잘 알고 적절한 훈육 기법을 익힙니다. (☞ 좋은 품성 길러주기 : 훈육)
  • 큰 아이의 퇴행(어린 시절의 행동)에 대해 꾸짖거나 큰애처럼 행동하라고 훈계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대신, 그런 행동을 받아들여주고 "아기처럼 행동하면 기분 좋을 수도 있겠구나"라고 말해주십시오. 어느 정도의 한계 안에서는 응석을 받아주십시오.
  • 동생과 큰 아이의 차이점에 대해 이야기 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진보되어 있는 능력을 강화 시켜줄 수 있습니다.
  • 아이의 부정적 행동을 무시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떼를 쓰고 고집 피우는 것에 화를 내거나 억지로 강요를 하는 상황은 실제로는 아이가 동생에게 빼앗겼던 관심을 다시 자신에게 오게 하는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아이는 더욱더 부정적인 행동을 많이 하게 됩니다. 어느 정도 무시하고 기다리는 자세도 중요합니다. (☞ 떼쓰는 아이들, 싸우는 아이, 무는 아이)
  • 아이의 행동에 대한 칭찬을 늘려보십시오. 전보다 어른스러운 행동을 하는 것, 동생에 대한 좋은 태도 등 칭찬거리를 찾아서 다독거려주고 쓰다듬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긍정적 행동에 부모가 관심을 보여서 자연스럽게 부정적 행동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 아이의 나이와 능력에 따라서, 수유하기, 기저귀 갈기, 씻기기에 참여시키거나, 아기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등과 같은 육아에 도움이 될 만한 과제를 골라주십시오. 그런 일을 잘 해냈음을 칭찬해주십시오.
  • 일단 부모가 역할을 나누시는 것도 좋습니다. 아빠가 좀더 큰 아이를 맡는다던가, 아니면 낮 동안에는 주위 다른 분과 같이 아이들을 돌본다던가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 동생과 떨어져서 큰 아이만 함께 하는 특별한 시간을 계획하십시오. 공차기, 동화 들려주기, 산책, 드라이브 등을 하면서 "너만의 독점적인 시간을 가지고 있음"을 지적해주십시오.
  • 아이가 화를 내고 동생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다 하더라고 실망하지 마십시오. 사랑과 관심을 공유하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어차피 "피는 물보다 진하기 마련"이기에.... 대개는 성장하면서 형제간의 우애가 돈독해지기 마련입니다.

동생의 출현으로 인한 위기와 갈등은 아이와 온 가족의 성장을 위한 또 하나의 기회임을 잊지 마십시오. (이 자료를 개인적인 학습이외의 용도로 사용하시려면 사전 동의를 받으셔야 합니다. e-mail: childpsy@drchoi.pe.kr )

참고문헌

  • Behavioral and Developmental Pediatrics : Parker S, Zuckerman B. Little, Brown and Company. 1995
  • New Baby Sibling - What's a Parent to Do? :  Robin F. Goodman. http://www.aboutourkids.org/articles/siblingtips.html
  • Your Child - What every parent needs to know : American Academy of Child & Adolescent Psychiatry. Harper Collins Publishers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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