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말을 더듬나요?

최 영 (www.DrChoi.pe.kr)


이해를 돕기 위한 사례들

(필자의 홈페이지 www.DrChoi.pe.kr 상담실에 올라온 글을 인용합니다. 전체적인 의미 전달에 지장을 주지 않는 한도에서 일부 내용을 가감하였습니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분께서 조언을 해야 할 입장이라면 어떤 의견을 말씀할지를 생각하면서 읽어보실 것을 권합니다.)

[사례 1] 42개월 된 남아입니다. 아이가 말을 잘 했는데 며칠 전부터 갑자기 말을 더듬기 시작했습니다. 말을 참 잘하던 아이인데 유치원을 새롭게 보낸지 며칠이 되었는데 가기를 매우 싫어하고 있습니다. 아침에 유치원을 보내려고 옷을 입히면 "나 어디 가는 거야?"라는 말을 매우 더듬으면서 합니다. 제가 한 번은 "너 왜 말 더듬는 장난을 하니?" 하면서 잘 발음해 보라고 하면서 제 말을 따라해 보라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와 함께 있을 때 말을 더듬는 것을 느낍니다. 유치원에 있을 때에도 별로 말을 더듬지 않는다고 합니다. 말을 시작을 못하고 더듬을 때면 "아빠가 대신 말해봐."하면서(이 말은 아주 쉽게 합니다) 저에게 대신 자기의 말을 해보라고 합니다. 그러면 제가 그 애가 하려는 말을 해주면 그 말을 하려고 했다는 시늉을 합니다. 그러면서 "나 말 못해" 하면서 울먹여서 "너는 말 잘해. 천천히 말하면 돼."라고 해주었는데 ""아냐, 나 말 못해."하면서 울려고 하더군요.

[사례 2] 8세 된 아동입니다. 3-4세 경부터 엄마에게 매를 맞고 난 뒤로 말더듬이 시작되었습니다. 교회에서 기도를 받고 나면 좀 괜찮아 지다가도 또 매를 맞게 되면 증상이 발현되곤 합니다. 학교에서 말하기를 꺼려해서, 아직은 큰 불편함을 모르고 있지만 나중에라도 따돌림을 받거나 다른 일을 할 때 자신감을 잃고 성격에 문제가 생길까봐 걱정입니다. 발음은 정확한데 급하게 말을 하려고 할 때 예를 들어 엄마를 부를 때 엄마 엄마 엄마가 연달아 나옵니다. 누나도 말을 할 때 불편함을 느낍니다.

말더듬이란?

말이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고 중간에 끊기는 것을 말더듬(stuttering)이라고 부릅니다. 단어나 음절을 반복해서 말하거나, 단어 중 한 가지를 주저하면서 발음하거나, 길게 늘여 끌기도 하며, 표현 그대로 말문이 막히기도 합니다. 대개의 경우 말하면서 눈을 깜박거리거나, 입술이 떨리거나 얼굴이 굳고 몸의 특정한 근육에 힘을 주게 됩니다. 아이들은 심리적인 좌절을 경험하며 나중에는 말 하는 것 자체를 두려워합니다.

얼마나 많을까?

최근 연구에 의하면 어린 아이들의 1.4%가 말을 더듬는다고 합니다. 청소년기가 되면 0.5%정도로 줄어듭니다. 말더듬이 발생할 위험성은 만 2-5세 사이의 아동은 2.8%, 만 6-10세 사이에는 약 3.4%입니다. 남여 비율이 학령전기에는 2:1에서 성인이 되면 4:1 정도로 변화하는 것으로 보아 여자 아이들의 말더듬은 상대적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 말을 더듬을까?

  • 발달 인자 : 말더듬은 생후 18개월부터 5세 사이에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 아이들은 언어발달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말을 더듬는 경우도 있습니다. 말을 갓 배우고 익히기 시작할 무렵에는 머뭇거리기, 말하는 도중 잠시 멈추기, 더듬거리는 모습, 불완전한 발음, 긴 단어를 말할 때 한두 음절 생략하기 등이 비교적 많이 나타납니다. 아이의 생각하는 능력이 자신의 어휘력 보다 훨씬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초기의 증상이 사라집니다. 하지만 일부 아이들의 경우 계속되기 도 합니다.
  • 생물학적 인자 : 선천적으로 건 후천적으로 건 언어의 표현에 관여하는 근육 운동의 조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나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과도하게 근육에 힘을 쓰는 체질을 타고난 경우에는 말을 더듬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 환경적 인자 : 일반적으로 아이에게 기대치가 높거나 요구사항이 많은 가정 또는 학교 환경에서 말더듬이 늘어납니다. "더 빨리 정확한 발음으로 똑똑하게 말하라"는 압박을 받는다면 당연히 더듬기 쉽습니다. 일부 아동의 경우에는 동생의 탄생, 부모와의 헤어짐이나 이사 등의 일상적인 사건들에 의해 말더듬이 두드러지게 됩니다.

부모는 어떻게 지도하는 것이 좋을까?

  • 많은 말더듬 아동의 부모들은 자기 탓을 합니다. 하지만, 부모가 직접적인 원인 제공자는 아닙니다. 아이에 따라 그림을 그리고 체육활동을 익히는 정도가 서로 다른 것처럼, 말하는 기술과 관련된 뇌의 발달에는 개인차가 있게 마련입니다.
  • 말더듬은 마치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는 것처럼 어휘력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시기에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스트레스가 높은 상황에서 말더듬이 심해집니다. 이런 경우 "천천히 말해라", 혹은 "또박또박 발음해라" 식으로 지도하는 부모님이 많습니다만, 저는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차라리 그대로 들어만 주는 것이 낫다고 봅니다. 아이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재잘거리면서 실수와 오류를 극복하고 어휘력이나 문장구사력이 일취월장하게 됩니다.
  • 아이가 말더듬 때문에 좌절감을 느낀다면, 일반적으로 부모자신이 아이에게 천천히 그리고 편안하게 말해줍니다. 문장을 짧게 말하고 가능한 단순한 어휘를 구사하면 좋습니다. 아이가 한 말을 천천히, 또렷하고 간단하게 부모님이 다시 표현해주는 것도 좋습니다.
  • 부모의 태도가 말을 더듬는 것을 나무라거나 지나치게 그 문제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해롭습니다. 오히려 더듬는 것을 선택적으로 무시하기를 권합니다.
  • 부모와 아이 두 명만 함께 하는 시간을 일정하게 날마다 가집니다. 아이가 선택한 주제나 놀이를 부모가 따라하는 형식으로 아이에게 느린 속도로 말해줍니다.
  • 식사 시간 등의 가족 활동에서는 논쟁을 피하고 순서를 돌려가며 차분히 말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줍니다.
  • 부모는 "많은 다른 애들도 때때로 말을 더듬는단다. 괜찮으니까 천천히 말하렴." 식으로 아이의 입장을 공감해주는 표현을 해 줍니다. 다소 발음이 둔하고 더듬고 머뭇거리더라도 아이의 표현을 격려해주시고 칭찬해주시기 바랍니다.
  • 대화하는 것을 포함해서 가정 안에서의 모든 일상 활동의 속도를 늦추어 줍니다. 아이가 말을 하고 난 부모는 약 1-2초 정도 쉬었다가 대답을 해줍니다. 말을 시작하면 문장을 끝내도록, 즉 마침표를 찍을 때까지 기다려줍니다. 끼어 들지 말고 빠뜨린 단어를 지적하거나 대신 말해주지 않습니다. 긴장을 하면 해로우므로 부드러운 집안 분위기를 만들어보십시오.
  • 성공적으로 말하고 발표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만들어줍니다. 노래하기, 책 읽기, 동시나 동화 낭송하기를 권합니다.
  • 물론 이런 부모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말더듬이 계속되어 아이의 심리적인 고통이 심하거나 또래관계에 어려움이 발생한 경우라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사례에 대한 조언은?

글의 시작 부분에 제시된 사례에 대한 조언은 이제 여러분의 몫입니다. 제가 앞에서 알려드린 말더듬에 관한 기본적인 정보를 익힌 부모님이라면 더 이상 아이가 말을 더듬는다고 혼내거나 때리는 경우는 없어질 것을 기대해봅니다.

소아청소년의 정신건강은 우리의 미래입니다. (이 글의 원문은 프뢰벨 Mother & Father 2003년 11·12월호에 실렸습니다. 자료를 개인적인 학습이외의 용도로 사용하시려면 사전 동의를 받으셔야 합니다. e-mail: childpsy@drchoi.pe.kr 2003/11/24)

말이 늦은 아이 -  언어발달 증진을 위한 부모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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