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아이들 (1)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학교실 / 전남대학교병원 정신과 소아청소년 정신건강클리닉
최 영

(이 글을 보기 전에 발달의 개념을 먼저 읽어보실 것을 권합니다.)


"미운 자식 떡 하나 더 준다"는 속담이 있다. 여기에서 미운 감정은 부모가 가지는 것인데, 그렇다면 부모가 자식을 미워하는 못된 사람이어서 미운 감정이 생기는 것일까?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는 속담도 있다. 하지만, 진료실에서 만나는 여러 부모들은 특별히 아픈 손가락이 있다고 말한다. 다시말해 자식 중에 특별히 키우기가 까다롭고 미운 마음이 드는 아이가 있다는 것이다.

진료실에 아이 문제로 상담하러 온 부모 중 상당수는 이런 부분에 대해 괴로운 감정을 토로한다. 간난이 때 부터 괜히 이 아이는 힘들고 까다로와서 부모로서 힘들었는데, 이런 저런 문제가 생겨서 병원까지 오고 보니 자신이 무슨 "큰 잘못을 한 것 같다"는 것, 그래서 "아이에게 미안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아이가 부모를 그렇게 만든 것이라고 말해주는 경우가 많다. 문제의 시작은 자녀가 키우기 "까다로운 아이"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부터라도 부모 자식간의 궁합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라고 권유한다. 마치 손가락의 모양이 서로 각각 다르듯, 아이들은 태어나는 순간, 아니 자궁 안에 있는 순간부터 서로 각각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부모가 아이에게 맞추어주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1. 까다로운 아이에 대해 살펴보기

첫째는 항상 즐겁고 조용한 아기다. 쉽게 잠이 들며, 밤에는 깊게 잔다. 깨어나도 칭얼거리지 않고 혼자 장난감을 만지며 논다. 만나는 사람을 보면 방실방실 미소 짓고, 낯선 음식을 줘도 잘 먹는다. 규칙적으로 먹고, 자고, 비교적 엄마가 쉽게 예상할 수 있을 정도로 대소변을 본다. 낯선 물건에 호기심도 많지만 조심스러워서 사고를 치는 일도 없다.

둘째 아이는 조금씩 먹어서 엄마의 애를 태운다. 먹는 도중에 전화라도 올라치면 우유 먹는 것은 중단된다. 잠을 들려면 심하게 보채고 울어대서 힘이 든다. 낮에 자고 밤에는 깨어서 놀면서 신경질을 부린다. 이유식으로 바꾸어 먹이는데도 힘이 든다. 낯선 사람을 보면 두려워하고 징징대면서 엄마를 꼼짝 못하게 만든다. 시어머니에게 맡기면 곧 힘들다고 데려가라는 연락을 받는다.

셋째는 첫째와 둘째의 중간 정도라고 한다. 약간 까다롭기는 하지만 둘째보다는 수월하다. 새로운 것에 대해서 싫어하는 것이 특징이다. 부모가 억지로 새 장난감을 쥐어주면 질겁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그 장난감에 호기심을 보이고 잘 가지고 놀게 된다. (속담을 통해 풀어본 정신건강 (3) 물과 아이는 트는대로 간다에서 인용)

1) 기질(temperament) 이해하기

아이들 개개인이 보여주는 사람이나 상황에 접근하고 반응하는 특징적인 유형(스타일)을 기질이라고 한다. 다음의 사항에 대해 아이가 어떤 스타일을 보이는가?를 기질이라고 볼 수 있다. 어른에 비유한다면 성격이나 인격과 같은 것이다.

  • 활동 - 환경을 자극하는 아이의 활동 스타일
  • 반응 - 환경에서 주어지는 각종 자극에 대해 반응하는 아이의 스타일
  • 감정 - 어느 정도의 자극이 주어져야 감정을 드러내는지, 그 감정을 표현하는 행동 방식은 어떤지, 어느 정도로 강하게 감정을 드러내는지, 감정을 스스로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은 어느 정도인지와 같은 감정적 스타일
  • 사회성 - 다른 사람의 반응을 이끌어내거나 외부에서 주어지는 사회적 의사소통에 대해 반응하는 스타일

기질은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하는가, "얼마나" 잘하는 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가와는 관계가 없다. "어떻게" 행동을 하는가를 설명해준다.

이 기질은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대개 타고난 것이며, 태어난 직후부터 시작하여 상당 기간 꾸준히 지속된다고 알려져 있다.

2) 9가지 구성요소

Chess, Thomas와 Birch(1977)는 미국 New York에서 시행한 그들의 연구를 통하여 기질의 9가지 구성요소를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 어떻게, 얼마나 많이 움직이는가 여부에 따른 활동 수준 (activity level)
  • 먹고 자는 것이나 배뇨하는 것의 규칙성 (rhythmicity or regularity)
  • 새로운 음식, 장난감이나 사람에게 접근하는가 회피하는가 여부 (approach or withdrawal)
  • 바뀐 환경에 대한 적응성 (adaptability)
  • 얼마나 힘차게 반응하는가와 같은 반응의 강도 (intensity of reaction)
  • 반응을 일으키기에 필요한 자극의 강한 정도인 반응 민감도의 하한선 (threshold of responsiveness)
  • 유쾌한, 즐거운, 다정한 혹은 반대로 불쾌하고 짜증 내는 것과 같은 기분의 질 (quality of mood)
  • 별 관계 없는 자극에 의해 쉽게 행동이 방해 받는지 여부에 따른 주의산만도 (distactibility)
  • 방해를 받아도 얼마나 오랜 동안 한 행동을 지속할 수 있는가에 따른 주의집중 기간 및 지속성 (attention span and persistence)

3) 기질의 세 가지 유형

이런 특성들을 바탕으로 아이들의 기질은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 쉬운 아이(easy child) 몸의 리듬이 규칙적이다. 잠자고, 먹는 것이 순조롭다. 대개 행복하고 즐거운 감정표현이 많다. 낯선 상황에도 스스로 접근한다. 새로운 환경에 쉽게 적응한다. 40%의 아이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런 아이들은 부모가 일단 편하고 키우기 쉽다. 하지만 이런 아이들도 환경이 좋지 않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문제 행동이 생겨날 수 있다.
  • 까다로운 아이(difficult child)  먹고 자는 것이 불규칙하다. 칭얼대는 방식으로 부정적인 감정 표현이 많다. 환경변화에 민감하고 강한 반응을 보인다. 변화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전체 아이의 10%정도가 이 범주에 들어간다. 부모가 힘이 든다. 부모의 스타일에 이런 아이를 억지로 짜 맞추려고 들면 부모-아이 관계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 자료에서 주로 다룰 대상들이다.
  • 천천히 발동이 걸리는 아이(slow to warm up child) 신체적으로는 규칙적이다. 주로 긍정적인 감정표현이 많지만 이런 감정을 표현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순한 면도 있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움추러들며 적응을 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아이들의 15% 정도라고 한다. 가르치는 데 애로가 있게 된다. 성급한 부모가 새로운 것을 가르치거나 시키려면 부모 뜻대로 빨리 따라오지 못하므로 속상한 경우가 많다. 강요할수록 아이는 더욱 거부적이 된다.

이 분류는 사회경제적 수준, 양육하는 방식과는 관계없이 모든 가족에서 적용된다. 물론 모든 아이들이 이런 세 집단 중 하나에 꼭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다양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자료를 개인적인 학습이외의 용도로 사용하시려면 사전 동의를 받으셔야 합니다. e-mail: childpsy@drchoi.pe.kr)

2. 우리아이도 까다로운 아이일까?

기질평가표(자녀가 까다로운 아이에 해당되는지 체크해볼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 Lifelong human development : Clarke-Stewart, Perlmutter & Friedman. John-Wiley & Sons. 1988
  • Normal child and adolescent development : Maureen F Gordon. 20th Annual Review in Child & Adolescent Psychiatry, Beverly Hills, California. June 21-24, 1995
  • Normal child and adolescent development : Ralph Gemelli. American Psychiatric Press. 1996
  • The difficult child (revised edition): Turecki & Tonner. Bantam books.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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