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의 TV 시청 지도

최영정신과 / 학습증진센터 최 영


현대인에게 TV는 어쩌면 우리 생활의 일부분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루종일 TV를 켜놓고 생활하는 주부도 있고, TV를 보면서 공부를 해야 더 머리에 잘 들어온다는 청소년도 있다. 출연한 연예인들의 복장, 악세사리, 헤어스타일이 며칠 후면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병처럼 번진다. 방과 후 늦은 오후 시간에 방영되는 만화 영화에 열광하는 초등학생들... 그래서 가끔 그 시간에 외래 방문을 해야 되는 환아들은 입이 앞으로 나와있는 경우도 많다. 뽀뽀뽀나 텔레토비의 음악소리에 아침 잠을 깨는 어린 아이들.... 대인관계에서 이루어지는 일상적인 대화도 상당부분 특정한 TV 프로그램을 보지 않은 사람은 이름 내밀기가 쑥스러운 때가 많다.

진료실에서 이루어지는 부모의 상담내용에는 TV나, 비디오, 혹은 비디오 게임과 관련된 것이 있다. 지나치게 비디오만 집착해서 하루종일 틀어 달라고 떼를 쓰는 어린아이, 만화 영화 보느라고 학원가는 것을 빼먹는 초등학생, 저녁 늦게 까지 성인용 영화를 시청하고 공부는 하지 않는 청소년... 그래서 TV를 안방으로 옮기기도 하고, TV나 비디오에 암호를 설정하고... 집에서 TV를 없애 버리는 가정도 생겨나고... 폭력과 선정성도 문제가 되는데, TV나 비디오를 시청한 후 소아청소년의 모방 범죄가 발생해서 사회적인 이슈가 되기도 하는 것이 요즈음의 현실이다.

TV가 유용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달해주는 중요한 매체임에는 분명하지만, 지나치면 아이들의 정서나 사회성 발달을 해치고, 학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부모가 적절하게 TV 시청을 지도해주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다음은 미국의 Center for Media Education에서 제시한 가족을 위한 TV Tips를 필자나름대로 정리 요약해본 것이다.

1. TV 시청 계획 짜기

  • 하루 동안 TV를 시청하는 총 시간을 미리 정해주어야 한다. 전문가들의 견해는 비디오를 포함해서 하루에 1-2시간을 넘는 것은 해롭다는 것이다.
  • 어떤 프로그램을 볼 것인가, 어떤 시간대에 볼 것인가를 미리 계획하도록 도와준다. 부모 입장에서 안된다고 할 때는 꼭 이유를 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어야 한다.
  • TV를 보지 않는 때에 대한 규칙을 만든다. 식사 도중이나 가족간의 대화 시간에는 결코 TV를 켜두어서는 안된다.

2. 우리 가족의 시청 지침(가이드라인) 만들기

  • TV를 보기 전에 해당 TV 프로그램의 평가를 부모가 먼저 해보는 것이 좋다. 미국의 경우에는 TV-Y(2-6세), TV-Y7(7세 이상), TV-Y7 FV(7세 이상, 폭력적인 내용이 있음), TV-G(모든 나이), TV-PG(부모의 지도하에 시청), TV-14(14세 이상), TV-MA(성인만 시청 가능) 등으로 구분하여 신문이나 프로그램 안내에 표시가 되고 있다. 이런 표시를 부모가 미리 보고 아이에게 적절한 프로그램인지를 쉽게 선별할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도 현재보다는 좀더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프로그램을 분류해서 부모가 쉽게 지도할 수 있는 지침으로 사용할 수 있었으면 한다.
  • 케이블 TV나 비디오 테이프를 시청하는 경우 프로그램의 시작무렵에 표시되는 자막이나 테이프의 표지를 잘 살펴본다. 미국 영화의 경우 G(모든 나이), PG(부모의 지도하에 시청), PG-13(13세 이상만 보도록 부모가 지도), R(제한, 17세 이하는 부모가 동반한 경우에만 시청 가능), NC-17(17세 이하는 절대 시청 불가) 등으로 표시된다. 우리나라 비디오 테이프의 경우 색으로 구분되어 있다.
  • 이런 저런 내용의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것은 금지되며, 왜 그런지에 대해 자녀에게 평소에 설명을 해 둔다.

3. 자녀와 같이 시청하기

  • 가능하다면 자녀가 보는 프로그램을 같이 보면서, 내용과 관련된 대화를 하는 것이 좋다.
  • 자녀의 공부방이나 침실에는 TV가 없는 것이 좋다.
  • 같이 시청할 수 없는 경우라면, 자녀가 즐겨보는 프로그램은 무엇인가를 알고, 나중에라도 그 프로그램에 대해서 대화하는 기회를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4. TV 프로그램을 조심스럽게 그리고 비판적으로 보기

  • TV나 매스컴이 자녀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심을 가진다. 말하는 것, 입는 것, 존경하는 대상, 어떤 메이커를 선호하는 가 등을 관찰한다.
  • 프로그램이나 광고를 통해 전달되는 메시지를 자녀가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는가에 대해 대화한다. 성인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많다.

5. 대화하기 힘든 주제에 관해 자녀와 대화하는 도구로 TV 이용하기

  • 성문제, 비행문제, 술, 약물, 남녀차별, 폭력 등과 같은 평소에 대화하기 어려운 주제를 다룬 비디오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교육적으로 이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 문제되는 상황이 나오면 이런 문제에 부딪치면 자녀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물어보고 부모의 견해를 전달하는 기회로 삼는다.
  • TV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성격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것이 실제 현실 생활에서는 어떨 것인지에 대해 대화한다.

6. 부모 자신이 모범적으로 TV 시청하기

  • 어른들 자신도 매우 사려 깊게 시청할 프로그램을 선택하고, 시청시간을 자율적으로 제한하는 모습을 가져야 한다.
  • 아이에게 부적절한 프로그램은 주변에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시청을 자제한다.
  • 영화, 잡지, 신문, 음악, 책 등을 선택할 때 성인 스스로 분별력 있게 선택하고 비판하는 습관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필자가 연수시절 방문했던 한 미국인 의사의 가정에는 TV가 없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니는 1남 2녀를 두었는데, 물론 비디오도 없었으며 게임기도 없었다. 이유를 물어보니 가족간의 대화를 조금이라도 더 할 수 있어서 좋단다. TV보는 대신에 같이 대화하고, 집안일을 서로 돕고.... 야외 활동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려는 노력이 인상적이었다.

문제가 된다면, 이제 집안의 TV를 없애 버릴 것인가? 그렇지 못하다면... 절제하고, 꼭 필요한 프로그램만 보는 좋은 습관을 자녀에게 물려줄 것인가? (이 자료를 개인적인 학습이외의 용도로 사용하시려면 사전 동의를 받으셔야 합니다. e-mail: childpsy@drchoi.pe.kr)

[참고문헌]

  • The Center for Media Education : Parent's guide to the TV ratings and V-Chips. July 1999

[후기] 필자 자신도 TV 시청을 즐기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직업상 세상 돌아가는 잡동사니 정보를 알 필요가 있다는 명분하에 TV 시청이 많은 편인데, 이런 문제로 가정 생활과 자녀 양육에서 몇 가지 어려움을 경험했기에.... 이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자신을 스스로 되돌아 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1999/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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