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와 비디오가 켜 있나요?

최 영 (www.DrChoi.pe.kr)


이해를 돕기 위한 사례들

(필자의 홈페이지 www.DrChoi.pe.kr 상담실에 올라온 글을 인용합니다. 전체적인 의미 전달에 지장을 주지 않는 한도에서 일부 내용을 가감하였습니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분께서 조언을 해야할 입장이라면 어떤 의견을 말씀할지를 생각하면서 이 글을 읽어보실 것을 권합니다.)

[사례 1] 8개월 된 남아입니다. 3개월 전부터 영어 비디오를 시청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20분을 아침, 저녁으로 보여주고 비디오 시청이 끝나면 비디오 내용과 동일한 한글로 번역되어 있는 책을 보여주며 읽어 줍니다. 2개월 전부터는 한글 비디오를 보여주었습니다. 아침에는 영어 비디오를 저녁에는 한글 비디오를 보여주었습니다. 한달 전 또 다른 영어 비디오 테이프를 구입하였으며 이 비디오 역시 20분의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비디오는 책 대신 CD를 들려줍니다. 이 CD는 아이가 깨어있을 때 즉 혼자 놀이를 하거나 저와 같이 놀이를 할 때도 항상 틀어 놓습니다. 지금은 하루에 3번 보여주며 당연히 저와 같이 시청을 하고 있습니다. 영어 비디오 모두 대화와 단어 노래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례 2] 34개월 된 남자아이입니다. 아이가 성장하는 동안 집에서 동화책이나 교구들을 가지고 놀아주다가 24개월쯤 지역모임으로 영어에 관심 있는 엄마들과 영어모임을 하면서 아이에게 자연스럽게 영어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어 시작하여 어느 정도 서서히 효과도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주입식이 아닌 또래 아이들과 놀면서 시작한 것이기에 뿌듯함도 있었는데 둘째가 생기고 첫째 아이도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것 같아 제가 다니고 싶어하는 미술학원에 보내고 있습니다. 근데 문제는 또래 아이들과 미술시간에 원 그리기, 양, 돼지 등 그림을 그릴 때 선생님이나 친구들에게 " 지금 circle 그린다. 이건 sheep 이다 " 하는 식으로 한글 속에 영어를 함께 사용하는 바람에 또래 친구들이 무슨 소리냐고 되물으면서 지낸다고 담당 미술선생님이 지도 전화를 주셨습니다. 뭐든 한글보다 영어단어로 먼저 이야기하는 우리 아들을 어떻게 지도해야할지 난감합니다. 조기영어의 이점도 무시할 수 없어 지금까지 해오던 영어도 소홀하고 싶지 않습니다.

[사례 3] 47개월에 접어든 아이인데, 상황에 맞게 말을 할 줄을 몰라요. 예를 들면 “어디 갔다 왔니?” “이게 뭐야?”라고 물어보면 질문과 똑같이 “어디 갔다가 왔어” “이게 뭐야”라고 대답을 합니다. 하루 종일 자기가 좋아하는 놀이만 반복해요. 놀이를 할 때 옆에서 말을 시키거나 물어봐도 대답하지 않고 그 상황에 대해 물어봐도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죠. 책을 보면 거기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외어서 상황에 안 맞을 때도 그 책의 내용을 중얼거리고 뿐만 아니라 책의 내용과 똑같은 상황을 만들어서 그 놀이만 하곤 해요. 돌 무렵부터 두 돌 정도까지 하루에 7-8시간 정도 비디오를 보았어요.

당신의 자녀는 어떻습니까?

미국의 통계에 따르면 아동의 평균 TV 시청시간이 3시간을 넘고 있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더하면 더했지 결코 3시간보다 짧을 것으로 생각되지 않습니다. 당신의 자녀는 과연 몇 시간 동안 TV(비디오보기 포함)를 시청하고 있습니까? 영어 조기교육을 목적으로 영어 비디오를 하루 종일 보게 하고 계신 것은 아닌가요? 또는 비디오나 TV의 만화 프로그램에 아이를 송두리째 맡겨서 기르고 계시지는 않습니까? 요즘 TV와 비디오라는 “신종 보모”에게, 그리고 “신종 영어교사”에게 아이를 맡기는 부모가 참 많아진 것 같습니다.

만 2세 이전의 아이라면 TV 시청을 금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유아 비디오 증후군”이란 단어를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아직 학문적으로 완성된 진단명은 아니지만, 뇌의 발달이 이루어지고 있는 과정에서 주어지는 비디오의 일방적인 시각적 자극을 받은 아이들이 언어발달이 늦거나, 자폐증과 비슷한 행동을 보이며, 과도하게 비디오에 집착하고 현실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또래와 적절한 대인관계를 맺지 못하는 매스컴에서 말하는 소위 “신종 정신장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 2세 이전의 정서와 사회성 발달에는 “실제하는 인간”, 즉 엄마와의 따뜻한 눈빛 주고받기, 서로 부비고 다독거리는 스킨쉽, 자유로운 놀이, 끊임없는 대화 등 “현실의 상호작용”이 필요합니다. TV 보모 또는 TV 선생님이 이런 “현실의 상호작용”을 대신 해줄 수 없다는 점에서 과도한 TV 시청이 아이의 정서발달과 사회성발달을 망가뜨릴 것임은 쉽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만 2세가 지난 아이라면 하루 2시간 이내를 권합니다.

이 2시간은 TV, 비디오, 그리고 컴퓨터 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다 합한 것입니다. 과도하게 TV를 보는 아동들은 비만해질 가능성이 높고, 행동이 공격적이며 학업성적이 부진할 확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자녀의 TV와 비디오 시청지도를 위한 몇 가지 내용을 요약해보겠습니다.

1. TV 시청 계획 짜기

하루 동안 TV를 시청하는 총 시간을 미리 정해주어야 합니다. 하루에 2시간을 넘는 것은 해롭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어떤 프로그램을 볼 것인가, 어떤 시간대에 볼 것인가를 미리 계획하고, 부모 입장에서 안 된다고 할 때는 꼭 이유를 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어야 합니다. 식사중이나 가족간의 대화 시간에는 TV를 켜두어서는 안됩니다.

2. 자녀와 같이 시청하기

가능하다면 자녀가 보는 프로그램을 같이 보면서, 내용과 관련된 대화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같이 시청할 수 없는 경우라면, 자녀가 즐겨보는 프로그램은 무엇인가를 알고, 나중에라도 그 프로그램에 대해서 대화하는 기회를 가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3. 부모 자신이 모범적으로 TV 시청하기

어른들 자신도 매우 사려 깊게 시청할 프로그램을 선택하고, 시청시간을 자율적으로 제한하는 모습을 가져야 합니다. 아이에게 부적절한 프로그램은 자녀가 깨어있는 경우에는 시청을 자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행동을 보고 배우기 때문입니다.

사례에 대한 조언

글의 시작 부분에 쓰여진 사례에 대한 조언은 이제 여러분의 몫입니다. 제가 드리는 추가적인 도움말은 지금 당신과 아이의 곁에 TV가 켜져 있다면, 이 글을 읽자마자 바로(!) 전원코드를 뽑으라는 것입니다.

소아청소년의 정신건강은 우리의 미래입니다. (이 글의 원문은 프뢰벨 Mother & Father 2003년 10월호에 실렸습니다. 자료를 개인적인 학습이외의 용도로 사용하시려면 사전 동의를 받으셔야 합니다. e-mail: childpsy@drchoi.pe.kr 2003/10/13)

소아청소년의 TV 시청 지도 - TV 폭력과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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